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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Sep 13. 2019

신념이라는 삶의 운영체제

  집에서는 Windows 프로그램을 사용했었다. 그러다가 사무실 일 때문에 맥북을 써야 하는 일이 생겼다. 늘 쓰던 Windows와 달리 맥북을 쓰려니 불편한 점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단축키부터 구동 방식까지 전에 쓰던 것과는 다른 점들이 많아서 불편함을 느꼈다. 사람들이 왜 맥을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 이제는 만큼Windows은 아니지만 맥북에서 나름 편안함을 느낀다.  최근에는 오히려 Windows가 더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서로 지닌 장점이 다르기에 Windows 역시 만만치 않은 단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맥을 쓰지 않았더라면 그런 단점들은 보이지 않았을게다.


  내 삶에 있어 신념이란 운영체제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가치관, 의견 그런 것들은 나라는 개인 안에 하나의 운영체제로 들어앉아 내 인생의 방향을 조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 아니 정확히는 다른 운영체제를 갖고 있는 사람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듯했다. 매일매일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과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의 삶은 조금 다른 것처럼 다른 체제를 운영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왜 불편하게 저걸 쓰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삶의 운영체제들을 내 몸으로 살아내지 않고 그것들을 평가하는 것은 과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진 운영체제의 많은 단점들을 나는 그저 편안한다는 이유로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조금은 불편하고 답답하겠지만 타인의 방식 즉 타인의 운영체제로 한 번 살아보는 것도 내 삶을 돌아보는 한 가지 방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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