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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Oct 03. 2019

가족의 대화를 이끄는 길

[자신 있게 결정하라] 칩 히스, 댄 히스

p.423

저녁 식사 테이블에서 가족들과 보다 효과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칩 히스와 가족들은 '슬픈 일, 화나는 일, 기쁜 일' 기법을 사용한다. 가족들 각자가 하루를 보내며 슬펐거나 화났거나 기뻤던 일을 한 가지씩 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기법은 2~10세 아이들과의 대화가 한층 풍성해지는데 꽤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난 십대 자녀들에게도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의사 결정 관련 책을 읽다가 본문도 아닌 참고자료 부분에서 가정교육에 관한 힌트를 하나 얻었다. 우리 집 저녁 식탁에도 도입을 해야겠다. 나는 아이들에게 식사 자리에서 주로 학교에서 있었던 일과 오늘 배운 학습 내용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아이들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최소한 배운 과목이라도 물어봐서 학습 내용을 회상하도록 도와주었다. 생각해보니 나의 질문은 너무 학습적인 부분에 치우치지 않았나 싶다.

  저자의 말대로 슬픈 일, 화나는 일, 기쁜 일을 생각해보도록 하고 감사한 일도 마지막에 덧붙여야겠다. 생각해보니 나의 아버지는 예전부터 실행하셨던 일을 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나 그리고 남동생의 밥을 먼저 주시고 나서는 조금 늦게 밥상에 앉으셨다. 게다가 식사 속도가 느린 어머니는 남자 셋이 모두 밥을 먹었지만 절반도 드시지 못했다.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배려하신 것이었는지 아니면 말씀하시는 걸 좋아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 밥상에 함께 앉아 있었다. 그래서 식사는 고작 10분이면 끝나지만 식사 시간의 대화는 한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아마도 의도하지는 않으셨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밥상머리 교육을 하셨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아버지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자기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을 기회를 만들어줘야겠다. 그리고 나쁜 일부터 이야기해서 좋은 것으로 마무리하여 식사가 끝나고 나서도 기분 좋은 감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 그것이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정신적 유산을 잘 전달해주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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