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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l 04. 2016

취향은 다르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한 착각

작은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갔다

집 앞 놀이터

개가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강아지가

감정적인 친근감이 있다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어릴 적 

개에 물릴뻔한 기억 때문에 

개는 피해야 하는 동물로 인식되었다.

둘째도 나를 닮아 그런지 

애완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개가 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축구 공보다 

조금 더 큰 강아지였다.


아마 이 정도 쯤 되지 않았을까?

둘째 아이가 어릴 때부터 

개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가까이 오면 어쩌나 했다


역시나 그 개는 나와 딸아이가 

놀고 있는 곳으로 왔고

딸은 개가 가까이 오자 피했다

그래도 자꾸 따라오자 

말릴 틈도 없이 저 멀리로 뛰어갔다


강아지 주인은 초등학교 4학년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우리 아이가 뛰자 

강아지도 뒤따라 뛰었고 

주인 아이로 보이는 

그 아이 역시 뒤를 이었다


내 생각에 겁에 질려 뛰는 듯하여

얼른 둘째를 불렀다

역시나 

둘째가 돌아서 나를 보는 표정을 보니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딸아이가 본 강아지는 이런 느낌이었겠지

뒤따라 오는 아이는 

뛰는 게 재미있었는지 

웃으면서 뛰어왔다

강아지 주인에게는 그저 착한 강아지였겠지만


강아지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주인으로 보이는 아이에게

우리 아이는 개를 무서워하니 

뒤따라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주의시켰다


물론 우리 아이에게도 

강아지가 있을 땐 뛰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강아지는 자기와 놀고 싶은 것으로

착각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와 함께 말이다. 


그 아이 입장에선 

강아지랑 같이 놀자고 하는 줄 알고 

그냥 놔두었던 것 같다


본인이 좋아하니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고 짐작했겠지만

다른 사람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엔 그 아이가 아직 어렸다


내가 좋으니 남들도 좋을 거라는 생각

어쩌면 나도 모르게 타인에

자신만의 감정을 강요하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었다. 


내가 좋다는 것이 

꼭 남들도 좋다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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