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Nov 14. 2019

날이 무뎌진다

이유 없이 하기 싫은 날

  열심히 노력은 하는데 답이 없는 날이 있다. 계속해서 노력은 하지만 제대로 된 성과물도 나오지 않고 마치 제자리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런 때는 정말 좌절감과 실망에 빠지게 된다. 요즘 들어 나에게도 그런 날이 더 이어지고 있었다. 

  왜 그럴까? 한참 생각을 하다가 예전에 내가 썼던 색연필에 관한 글을 보게 되었다. 


https://blog.naver.com/haebaragi79/220499634929

  날이 무뎌질 때


  색연필을 한참 칠하고 나니 날이 무뎌졌다. 마침 색연필 깎이가 없어 그냥 무딘 색연필로 그려보려 하였다. 하지만 그림 사이사이에 있는 흰색 부분은 잘 메꿔지지 않고 이미 칠해진 부분만 더 진해졌다. 무턱대고 힘만 쓴다고 다되는 건 아니란 생각에 색연필 깎이를 찾아 날카롭게 심을 다듬었다.

  다시 예리한 날을 세운 색연필로 칠해보니 딱 맞는 옷을 입은 양 잘 칠해졌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겠지. 무작정 열심히만을 외칠게 아니라 가끔은 한 발짝 물러서서 안식년 같은 날을 깎는 시간을 가져야 무뎌진 날이 예리해지겠지.


  생각해보니 요즘 들어 그저 무작정 열심히만 외치고 있었다. 무딘 칼날로 열심히 칼질을 해봐야 칼날이 더 무뎌질 뿐인데 나는 그걸 모르고 있었다. 이가 나간 칼날로 일을 할려니 평소보다 몇 배의 시간을 더 들여도 성과는 더 미미했다. 그저 남들도 열심히 칼질을 하고 있으니 나도 열심히 칼질을 해야지라는 생각에 나의 칼날에 이가 나가는 줄도 모르고 그냥 일하고 있었다. 

  조금 멈춰서 칼날을 갈아봐야겠다. 지금 가고 있는 자리가 맞는지, 잘 가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 갈 수 있을지 나만의 칼날을 예리하게 다듬어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 발전을 위해 조금 뒤로 가자. 

매거진의 이전글 빛바랜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