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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n 03. 2020

어떻게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을까?

나만의 독서 기술

  나는 책을 읽을 때 보통 3권에서 5권 정도를 동시에 읽는 편이다. 많을 때는 10권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5월에 독서 진행 중이었던 7권의 책

  그런 나의 책 읽기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나만의 읽기 방식을 공유해 본다.


1. 완벽주의를 버려라.


  책을 한 권 읽기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읽어야 한다고 사람들은 믿는다. 전공서적이나 수험서적처럼 단기간에 어떤 지식을 흡수하기 위해서라면 그 방법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얻으려는 건 지식보다는 통찰에 가까운 나만의 생각을 얻는 것이 목표다. 지식을 얻으려면 구글 검색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독서를 하며 끊임없이 책에 밑줄을 긋고 색칠을 하며 내 생각을 여백에 적어나간다.

  책을 다 읽지 못하고 그저 한 줄을 읽었더라도 그 한 줄이 내 인생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면 책 값 만원은 충분히 한 셈이다.

[정리하는 뇌]-포스트잇을 붙이고 밑줄을 긋고 여백에 생각을 적는다.


2. 읽기 전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으면?


  여러 권을 읽다가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사람들은 묻는다. 사람들의 말처럼 생각보다 기억이 안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에는 책을 다시 펴면서 목차를 훑어본다. 내가 읽던 위치가 어디쯤이었는지 찾아보고 과거에 읽었던 부분을 떠올려 본다. 그래도 기억이 안 나면 책갈피가 꽂힌 앞부분으로 돌아가거나 그 이전 부분으로 돌아간다. 읽었던 곳을 다시 읽게 되는 것이지만 머리에 남지 않으면 독서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기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그렇게 한다.

  때로는 앞의 내용을 무시하고 그냥 읽어나가기도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머릿속 어딘가에 널브러져 있던 지식들이 하나씩 끌려 나온다. 과거에 이런 부분을 읽었었지. 이렇게 내 머릿속 어딘가에 산재해 있던 지식들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느낌이 든다.


3. 오히려 읽다가 멈추면 생각에 더 오래 남는다.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란 마치지 못하거나 완성하지 못한 일을 쉽게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현상으로 '미완성 효과'라고도 한다.


  심리학에는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것이 있다. 마음속에서는 어떤 것을 끝내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일부러 일을 끝내지 않으면 내 마음이 그것을 알아서 끝내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나의 경우 책을 한 번에 다 읽은 경우보다 이렇게 끊어서 읽은 경우 더 기억에 오래 남았다. 다음에는 무슨 내용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과 결론에 대한 추측 덕분에 내 머릿속에 책에 대한 내용을 기억하기 쉬웠다. 그래서 이렇게 일부러 나눠서 읽는 경우도 있다.


4. 지식은 머릿속에서 부화를 한다.


  여러 책을 넘나들면서 읽다 보면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생각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한 지식이 서로 연결되면서 조금 더 단단히 기억된다는 느낌이 든다. 책 하나를 읽을 때는 선으로 기억한다면 책 여러 권을 읽을 때는 그물처럼 이것저것 엮어서 기억한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내 안에 머무르는 지식들은 시간이 지나가면서 부패하는 것이 아니라 부화가 된다. 즉 생각의 단초를 주고 작은 생각의 조각에서 눈덩이에 눈을 붙여서 큰 뭉치를 만들어내듯 하나의 생각 덩어리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생각 덩어리들은 나만의 노트에 정리하여 나의 생각을 한 차원 높여준다.


5. 책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게 된다.


  나는 책을 읽는 이유가 삶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읽는다. 즉 책이 인생에 필요할 때 꺼내 보는 편이다.

협상이 필요할 땐  [협상의 법칙 1,2] [무엇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과 같은 협상에 관련된 책을,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워런 버핏의 투자 법칙 같은 투자책을, 운동이 필요한 시점에는 [남자는 힘이다]라는 운동 책을 꺼낸다. 몸이 아플 때는 [질병완치]라는 의학 책을, 삶이 어려울 때는 에픽테토스의 [담화록] 같은 철학책을 꺼낸다.

  책을 그저 지식으로 단순히 흡수하기 위해 읽는 게 아니라 내 삶에 적용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때 읽는다. 그래서 자금 가장 나에게 필요한 책을 읽는다.


6. 독서가 지루해질 순간이 없다.

 

책을 읽다가 지치면 멈춘다.  책이 지루하면 다른 책으로 넘어가서 읽기 시작한다. 뇌가 흥미를 잃는 순간 독서는 재미가 아닌 노동이 되며 그저 시간 소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다가 재미없으면 얼른 다른 책으로 갈아타서 책에 대한 흥미를 유지한다.

 

 그렇게 독서에 대한 끊임없는 흥미를 유발해서 독서의 선순환을 이뤄낸다. 나 자신에게 읽고 싶은 욕구를 유도하는 것이다. 어는 순간 읽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마음의 짐이 된다면 더 늘리지 말고 읽던 책들 중에서 마무리를 한다.


7. 책 내용은 포스트잍으로 그때그때 정리한다.


  이렇게 이 책 저 책을 읽다 보니 읽는 기간이 1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나는 책 내용 중 중요하거나 다음에 써야 할 내용들은 포스트 잍에 적어서 책 제일 마지막 장 앞에 있는 간지에 붙여놓는다. 그렇게 여러 장을 붙여 놓았다가 다 읽고 나서 한 번에 정리한다.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다시 돌아가서 읽으며, 다른 책을 읽으며 내 안에 쌓은 지식들로 처음 읽을 때보다 내용이 더 심화되는 경우도 있다.

간지에 붙은 책 내용 정리들



  나의 읽기 방식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처럼 음식을 섭취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듯 나만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다만 한 번 접한 책은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독서의 즐거움이 조금은 올라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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