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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ug 26. 2016

치유로써의 그림

새벽녘 잠에서 깼다.


내 기준으로는 악몽이었다

다른 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내 눈에는 보이는 영혼


심령술사처럼

그 사람의 물건을 만지자

죽기 전에 살던 모습이 보였다

그 영혼은 내게 말을 걸었다

다른 이가 나를 귀찮게 하지 못하게 하라고


난 그 상황이 싫었다

집 밖으로 나오는 길에 따라 오며

옆에 있는 사람의 목을 잡는 영혼의 모습이 보였다


이건 꿈일꺼야 라고

강하게 부정하며 일어났다


새벽4시반.

다시 자면 똑같은 꿈을 이어서 꿀 것 같아

책상 앞에 앉았다


못 그렸던 그림노트를 꺼냈다

몰스킨 그림노트

끝내지 못했던 책 표지 그림을 펼쳤다


밑바탕을 그리고 나서

색연필을 꺼내 들었다

파버 카스텔 36색

색연필로 칠해져 가는 그림을 보니

악몽은 점점 잊혀졌다

물론 생각만큼 잘 칠해지지 않아

약간의 신경은 쓰였지만

일어났을 때의 괴로움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렇게 완성된 표지

밑에 몇 마디를 더 적었다

어제도 아이를 혼냈는데 ..

그림을 다 그리고 나니

큰 일 하나 마친듯 

느낌이 좋다


이부자리에서 뒤척였다면

아침부터 찜찜했을텐데

그림 하나에 생각이 달라졌다

잊지 말고 틈틈히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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