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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Dec 24. 2021

배려의 시간, 압박의 시간

[기다림의 의미]

  정해진 것은 없지만 약속 시간을 정하고 도착하는 시간에 따라 사람을 3가지로 나눈다면 이렇게 나눌 것이다.

  1) 30분 전

  2) 10분~정시

  3) 약속시간 경과 후

  제일 이상적인 것은 2번이겠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1번이 편하다. 사람과의 약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시간 약속이라 생각하기에 가급적이면 제시간에 도착하려고 하는 편이다. 시간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상대에게는 실력을 떠나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고 부모님께 늘 들었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약속시간을 정해서 만났는데 여러 가지 돌발 변수들이 발생한다. 만나기로 했던 식당이 문을 닫았거나,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갑자기 공사를 해서 접근할 수 없다던지,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길이 정체가 되는 그런 변수들을 모두 예상할 수 없다. 그래서 몇 시간 전까지 나가는 것은 무리고 내가 생각한 것은 대략 15~30분 사이다.


  어제도 약속 장소에 나갔다가 내가 장소를 잘못 찾는 바람에 처음 장소에는 20분 정도 전에 도착했으나 나중에는 약속 시간보다 10분이 늦어서 도착을 했다. 처음부터 장소를 정확하게 찾아보고 시간에 딱 맞춰서 사는 것이 좋지만 덜렁거리는 내 성격에는 아직 맞지 않는 옷 같다.


  오늘도 약속 시간 30분 전에 도착을 했다. 상대방에게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책을 읽고 있을 예정이니 부담 없이 나오시라고 전해드렸다.

  막상 그분이 오시면서 전해 준 한마디가 뇌리에 깊게 남았다.

  "빨리 오시는 것은 좋은데 다음에는 이미 도착했다고 하지 마시고 조금 있다 도착한다고 이야기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상대방이 심리적으로 쫓기는 마음이 들거든요. 약속 시간보다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면 저도 어쩐지 빨리 나가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느껴지거든요."

  아차 싶었다. 사람마다 시간의 인식이 다른 법인데. 나는 상대방에게 배려의 시간으로 보낸 것인데 오히려 압박의 시간으로 가간 셈이었다. 오늘도 인간관계의 기술 하나를 배운다. 정시보다 미리 도착하되, 미리 도착했더라도 10분 전쯤에 도착 메시지를 보내자. 빨리 도착했다고 상대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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