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Sep 26. 2016

힘들 땐 그냥 울어

사람이 울 때는 

천사가 곁에서 함께 슬퍼하며 

위로해 준다는 말이 있데


한 사람이 

괴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를 때까지 

천사가 곁에서 

위로해 주는 것이래


눈물만큼 마음에

힘을 주는 것도 

없으니까 

-스즈키 히데코의 글 중에서




난 울음은 그냥 나쁜 것 

좋지 않은 것이라 배웠다


왜 그랬는지 모른다 

다만 '우는 것'이란 내게 

지는 것과 같은 표현이었다

'우는 것'이란 마치 비겁함이나

패배자를 인정하는 꼴처럼 

내게 생각되었다

특히나 남자였기에 
더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래서 

내게 소중한 사람이 울고

있으면 어떻게든 

울음을 그치는 게 

그 사람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우연히 보게 된 히데코의 책에서

내 생각은 전혀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울음을 그친다고 해서 

감정이 진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울음을 억지로 멈추게 하는 것은

눈물로 쌓인 감정을 해소할 

기회를 막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난 그 사람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었다


신경의학적인

반사적 눈물이 아니라 

감정적인 눈물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섞여서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더 울 수 있게 다독여 주는 게 

맞는 것이었다


양파로 흘린 눈물엔 별 효과가 없단다

그 사람에게

우는 건 나쁜 게

아니라고 꼭 말해줘야겠다 

힘든 일이 있거든 

오히려 소리 내서 펑펑 울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줘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Tip $10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