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울 때는
천사가 곁에서 함께 슬퍼하며
위로해 준다는 말이 있데
한 사람이
괴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를 때까지
천사가 곁에서
위로해 주는 것이래
눈물만큼 마음에
힘을 주는 것도
없으니까
-스즈키 히데코의 글 중에서
난 울음은 그냥 나쁜 것
좋지 않은 것이라 배웠다
왜 그랬는지 모른다
다만 '우는 것'이란 내게
지는 것과 같은 표현이었다
'우는 것'이란 마치 비겁함이나
패배자를 인정하는 꼴처럼
내게 생각되었다
특히나 남자였기에
더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래서
내게 소중한 사람이 울고
있으면 어떻게든
울음을 그치는 게
그 사람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우연히 보게 된 히데코의 책에서
내 생각은 전혀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울음을 그친다고 해서
감정이 진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울음을 억지로 멈추게 하는 것은
눈물로 쌓인 감정을 해소할
기회를 막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난 그 사람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었다
신경의학적인
반사적 눈물이 아니라
감정적인 눈물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섞여서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더 울 수 있게 다독여 주는 게
맞는 것이었다
그 사람에게
우는 건 나쁜 게
아니라고 꼭 말해줘야겠다
힘든 일이 있거든
오히려 소리 내서 펑펑 울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