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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Oct 19. 2016

이 가을의 석모도

얼마전에 강화도를 다녀왔습니다

정확히는 강화도는 거치기만 했을 뿐

최종 목적지는 석모도였지요


사실 가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습니다.

비도 예보 되어 있고

아내는 볼 것도 없는 석모도에는 왜 가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불만이 가득했죠

아이들만 밖에 나간다니 좋아했지요


다행히 새벽녘까지 흩뿌리던 비는

잦아 들어 아침 8시쯤 되니 어느 정도

날이 개는 것 같아 마음을 놓았습니다


일정 : 강화도 외포리 - 석모도(선착장-보문사-어류정항-선착장)-외포리 새우젓 축제

석모도 가는 배

이른 아침 석모도 가는 배에 올랐습니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따님을 고려하지 않은 관계로

화장실에 들렀다가 겨우 배를 탔네요

배삯은 자동차 따로 사람 따로네요

표는 찍기도 전에  드리는 바람에

가격만 올립니다

왕복 자동차 16천원,  어른 2천원 입니다


새우깡은 필수죠

아이들이 갈매기를 가까이 보고 싶다해서

새우깡을 들고 있었는데

손이 먹이인줄 아나 봅니다

아이들은 좋아하는데

갈매기가 제 손을 쪼아대는 덕에

손은 아프군요

다행히 금새 석모도에 도착했네요

한 10분이나 갔을까요?


선착장 어귀

내리자마자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워낙 붐벼서

인적이 조금 드문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 멀리 다리가 보이네요

다리가 완공되고 나면 사람들은 배 대신

차로 이 섬을 오겠죠?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길가에 핀 꽃

갈 길이 멀지만 보문사 가는 도로에

꽃이 예쁘게 피었네요

잠시 멈춰서 바라보다 갔습니다

아이들은 지루하다며

 던지기 놀이를 하느라 정신없네요


정말 파란 가을 하늘

보문사를 코 앞에 두고 또 멈췄습니다

차를 잠깐 옆에 세우고 하늘을 찍었습니다

바다와 어우러진 하늘

사진 실력이 부족해

눈에 담기는 만큼 찍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대신  잊혀지지 않을만큼 눈에 담았습니다


보문사

그렇게 쉬기를 여러 번 겨우 보문사에 도착했네요

초반 경사가 남다르네요

유모차를 밀고 올라가는 다른 집 아빠가

안쓰러워 보일 기울기였습니다


오백 나한 상

오백 나한의 얼굴이 모두 다 다르더군요

푸른 하늘에 붉은 입술이

더더욱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눈썹바위 올라가는 길

소원을 들어준다는 바위가 끝에 있다니

따님께서 말릴 틈도 없이 올라가네요

중턱쯤에 오르다

눈썹 바위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딸 아이가 힘에 부쳤는지

중턱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바다가 한 눈에 다 보이더군요


철 구조물에 막힌 눈썹 바위

막상 정상에 오르니 문화재 보호를 위한

철 구조물에 제 느낌이 나지 않았습니다

붕대를 칭칭 감은 환자 같다고 해야 할까요?

따님은 바로 기도 모드로 들어가네요

소위 기도발?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아닌데  정말  열심히 절을 하더군요

무슨 소원인가 싶어 물었더니

제 귀에

"미스 코리아 되게 해주세요"

라고 빌었답니다

괜한 말일까 싶어

몇 마디 덧붙이려다 그냥

"정성껏 기도했으니 소원을 들어주실꺼야"

라고만 답해줬습니다


계단 옆의 봉축문

계단 옆에 사람들의 봉축문에

어떤 글이 적혀있나 유심히 봤습니다

가족건강 소원성취가 많더군요

제일 기본문구가 이거였나 싶었습니다

가끔 분양대박 같은 특별한 문구에

피식 웃기도 했는데

사람들 소원은 다들 비슷비슷하다 싶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지요

보문사 입구 좌판에서

엿을 3개나 샀습니다  다행히 가격은 싸네요

3개 5천원이랍니다

배고파서 충동구매를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맛은 좋네요~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졸라서

미리 검색해둔 식당에 갔습니다

해물 파전이 아주 두툼합니다

칼국수에는 가리비도 넣어주시네요

정말 배불리 먹고 다음 장소로 향했습니다

가을인데 코스모스를 빼놓으면 안되죠

또 멈추고 찍고 갑니다

아내가 못내 아쉬워하네요

다음에 또 오자라는 얘기만

계속 반복하며 차에 올랐습니다

어류정항에 잠시 들렀습니다

근처 해수욕장에 가려다 준비해놓은

장비가 아무것도 없어 그냥 항구

구경이나 해 보자고 왔습니다

회를 좋아하면 들렀겠으나

아이들이 먹지를 못해 구경만 했네요

별 기대 없이 왔는데

보고만 있어도 좋네요

때론 기대없이  닿는 곳에 가는 것도

괜찮은 여행방법인 것 같습니다


소금 염전

어류정항에서 나오는 데 소금염전이 보이네요

지금은 염전은 없고 황무지처럼 남아 있네요

이제 다시 선착장으로 가야하는데

아쉬웠습니다

무작정 뷰포인트라 생각되는 곳에 멈춰섰습니다

 

풍광이 너무 좋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강화 나들길이었네요

다음엔 차가 아니라 트레킹하러 와야 겠네요


석모도 떠나는 배

아쉬움 가득 마음에 품고

섬을 나왔습니다

아들이 자고 가자고 노래를 했지만

당일치기로 간 여행이라

다음에 다시 오자 하고는

겨우 배에 올랐습니다

저 역시도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집에 가려는데 현수막이 잔뜩 보입니다

새우젓 축제를 하는 날이었네요

새우젓 축제

새우젓은 안사고 각종 튀김만 잔뜩 먹고

오징어 젓갈만 작은 통으로 몇 개 샀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아쉽다 석양

아이들은 배도 부르고 피곤했던지 

둘 다 금새 잠들었습니다

토요일 주말이라 차는 아주 많이 막히더군요

아들말대로 자고 올껄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미 행렬에서 벗어날 수가  없네요


석모도 당일치기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다음에는 아들 말 대로 꼭 1박하고

자전거 일주도 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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