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타로점
동생은 타로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끔씩 가족이나 친구들의 운세를 타로로 봐주며 연락을 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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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심란할 때 동생의 전화 연락을 받았다. “형 잘 돼 가는 거야?” 동생이 교황카드가 나왔다며 수화기 너머로 궁금함을 물었다. 지난번에는 잘 되어 가고 있다고 이야기해서 말하지 않았는데 똑같은 카드가 이번에도 나왔다며 타로점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에게 동생이 결과로 나온 교황 타로카드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교황카드는 중세 교황을 떠올리면 될 거야. 교황이 직접 군사를 골라서 전장에 보냈잖아. 그 병사들이 막대한 후추나 향신료를 가져올 수도 있고 생각과 달리 다른 뜻을 품고 반란을 일으키거나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어. 교황에게는 그들에게 돌아오라고 할 권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이야기를 했다가 좋은 결과물을 들고 오려는 의도를 오히려 훼손할 수 있지."
함께 해 보자고 주위 사람을 끌어들였다. 나를 믿고 따라준 사람을 생각하며 내가 의뢰를 할 때는 상대방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하지만 의뢰인은 나의 생각과 같이 움직이지 않았고 시간과 비용이라는 손해만 끼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판을 깨고 그 사람에게 손해 배상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 카드는 불리한 카드는 아니야. 형에게 그 사람을 속박할 권리가 있지만 지금은 쓸 타이밍이 아니야. 이 카드의 결과는 불행이 아니거든. 아마도 지난한 시간일 거야. 그러니 파국을 막으려면 형이 힘들더라도 참아야 할 거 같다."
섣불리 손해를 만회하려다 결과까지 틀어질 거라 동생은 보고 있었나 보다. 스승의 날에 생일을 맞이한 동생. 동생에게 스승의 날 선물인지 생일 선물인지 모르는 쿠폰을 하나 보내주다.
인생의 고민에 대한 답은 나이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 걸까?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사회생활 경험도 짧은 동생에게 매번 고민을 상담하며 인생의 힌트를 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