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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y 15. 2023

한 층의 한 자리

직장인의 이력

  무던히도 한 자리를 얻으려 애쓴다. 처음엔 작은 구석에서 시작했다. 조금만 더 넓은 책상으로, 그렇게 조금 더 넓은 책상으로 옮기고 나니 옆에 작은 방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임원급이면 이제 작은 방이겠지. 그러다 작은 방으로 옮기고 나니 최종적으로는 가장 높은 층 가장 넓은 방의 대표 자리를 목표로 한다.


  회사에서는 내가 차지하는 면적이 곧 나의 권위다. 막내에게는 서류 놓을 한 칸도 마땅하지 않지만 대표에게는 책을 놓는 공간조차 널널하다. 회사에서 그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귄위라는 탑을 얻기 위해 우리는 그리 애쓰는걸까?

https://brunch.co.kr/@hermite236/1514


  가장 높은 층에 있다고 가장 행복한 것은 아닌데 자꾸만 높고 넓은 곳으로 향하는 걸까? 그들에게 꿈이 뭐냐고 질문할 때마다 그들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보인다. 자신이 원해서 올라간 것인지 아니면 사회의 압력과 주위의 시선 때문에 올라간것인지 자신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내가 행복한 일은 무엇인지? 멈춰서 뒤를 돌아봐야 하는데 우리에겐 그럴 여유가 없나 보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말대로 우리는 빨리 가는 만큼 영혼에게 따라올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았나 보다. 가끔은 영혼이 따라올 때까지 조금 늦더라도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한 법인데. 무조건 빨리를 외칠 것이 아니라 맞는 방향인지 나를 잊는 건 아닌지 다시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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