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한 가족 사랑 그림
4시 이른 아침 일어났다
아내는 연초부터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잠을 더 자라고 권했지만
청개구리마냥 잠에서 깼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 깼다면
피곤했을 것이나
딱 3분만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으로 일어났다
물론 그 그림은 30분이나
그리게 되었지만 말이다
오늘은 무엇을 그릴까?
하다가 이중섭의 그림책이 눈에 들어왔다
짙은 오렌지색의 표지
대충대충 설렁설렁 그린 듯한 느낌
물론 조금 다르긴 하지만
이중섭의 편지지 속에 들어있던 그림이다
이중섭은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다
하지만 그 가난만큼이나 가족들을 사랑했고
그 사랑이 편지지 속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선을 예쁘게 그린 것도 아니고
아주 화려한 그림도 아니지만
자신만의 느낌이나 감정이
그림에 담겨있다는 느낌이다
중섭님께 감사하다
내가 그린 그림 속에서
조금 투박하고 흔들리는 선들
또한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 내가 생각한 감정들을
잘 담고 있을거란 생각에
용기를 내서 그림을 그리게 된다.
올 한 해 그림을 꾸준히
그릴 수 있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