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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08. 2024

#68_100세 노인이 들려주는 행복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_김형석

  장례식장을 가도 100세 노인을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103세인데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는 철학자가 계시네요. 김형석 교수님이시죠. 평균 수명을 한참 넘은 나이와 오랜 시간을 철학을 사유한 그의 눈으로 행복을 바라본다면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아온 그의 이야기 중에서 몇 가지 공감 가는 이야기를 남겨 봅니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등산이라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낮은 산이든 높은 산이든 여러 걸음을 내디뎌 오랜 시간 걸어간 끝에 정상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정상을 그냥 헬리콥터를 타고 올라간다면 어떨까요? 헬리콥터를 타는 경험은 적으니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다고 생각해 봐도 되겠네요. 정상에서 본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는 있겠지만 지난한 발걸음 속에서 어렵사리 등반하여 정상에 올랐다는 희열 같은 감정까지는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인생의 층층대를 걸어 올라가는 사람은 그 층계 하나하나에 인생의 뜻을 두면서 오르는 것이다. 그때그때의 의미와 감사를 모른다면 결국은 마지막 층계에 오른 즐거움 밖에는 남을 바가 없지 않겠는가?-p.14


[된다와 한다. 피동과 능동]

  우리가 쓰는 단어에는 우리의 생각이 묻어 나옵니다. 자신의 말에 수동이나 피동의 '된다'가 많은지 아니면 능동의 '한다'가 많은지 생각해 봅시다. 우리나라의 말에 '된다'를 많이 쓰는 것에는 모든 것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운명론적 생각이 깃들지만 서양의 말에 자주 쓰는 'Do' '하다'는 무언가를 개척하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깃드는 것은 아닐까요? 수동적인 삶보다 능동적인 삶을 원한다면 된다보다는 한다를 더 써야 되겠지요. 


하면 못 할 것이 없고 노력하면 안 될 것이 없다. 필요하다면 일곱 번이 아니라 열 번이라도 좋다. -p.78


[삶의 여백]

  흰 종이 위에 여백도 없이 빽빽하게 쓰인 글자를 보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약간의 여백과 어느 정도의 줄간격이 있어야 보는 이에게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지요. 스케쥴러에 하루 종일 빡빡한 일정을 보고 있으면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아무리 못해도 하루에 5분에서 10분 그저 호흡 하나에 집중하는 빈 여백의 시간을 가질 때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요? 일정을 모두 채우려 하지 말고 종이 위에 한 줄마다 줄 간격이 있듯 일의 시간에 일부러 공백을 넣어 봅시다. 


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은 돈이나 수입에서 오지 않는다. 정신적 성장을 돕는 취미, 피로, 긴장,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오락, 마음의 여유를 갖춘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태도인 유머가 우리 삶에 진정으로 필요하다. p.156


[삶의 여유를 찾는 길]

 1) 자연과 함께 한다. 

  근처 공원이든 산이든 바다든 자연과 함께 할 때 삶의 여유를 찾게 합니다. 삭막한 회색의 도시에서는 여유를 찾기가 어렵지요. 

 2) 일과 개인의 분리 

  집까지 일을 가져오는 것은 자신에게도 가정에도 일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정에서는 가정의 일에, 회사에서는 회사의 일에 맺고 끊어야 여유로워질 수 있다고 하지요. 때로는 일에서 잠시 멀어지는 일이 오히려 일의 효율을 높이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3) 독서나 예술을 통한 여유 

  책을 읽고 사유할 수 있는 문화적 여유와 정신적 업적이나 문화적 혜택을 통한 마음의 공간을 찾을 때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4) 자신을 잊는 시간

  몰입하는 여흥을 통해 잠시나마 자신을 잊을 때 긴장과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기름을 치지 않는 기계는 고장이 나며, 휴식을 취하지 않고는 더 큰일을 해낼 수 없듯이, 생활의 여유가 사라지면 인생의 값진 결실을 찾을 길이 끊어진다. p-180


[생활의 반경]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생활의 반경이 줄어드는 일입니다. 세계 여행을 아무렇지 않게 다닐 수 있는 나이에서 점점 국내 여행도 버거운 나이가 되다가 어느 순간 겨우 동네만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가 결국 자기 방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가지요. 어쩌면 나이 듦을 피하고 싶다면 체력을 늘려 거꾸로 자신의 생활반경을 늘리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장수의 비결]

  저자는 병약한 신체를 타고난 덕분에 무리를 하지 않고, 술과 담배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영과 걷기의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무리하지 않으며, 자신의 일에 감사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행복이 보입니다. 행복이라는 길은 어떤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순간순간 주어지는 것들에 감사할 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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