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25 1일차
싱가포르에 다녀오고 나서
아이들이 다음에 또 나가자 했다
아이들은 돈은 생각하지 않으니
짧은 기간에는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한 10년 정도 돈을 모아서
미국 그랜드 캐니언이나 유럽에 가려 했다
하지만
둘째 아이가 유치원 마지막 겨울 방학을 맞아
비행기 안 타냐고 노래를 불러
제주도로 다녀올까 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갑자기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로 목적지를 바꿨다
아이들에게 사원도 보여주고
정말 힘들게 사는 아이들을 보고
느끼는게 있었으면 했다
2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모은 돈과
연말정산 환급금을 몽땅 털어 넣어
겨우 예산은 맞출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런 아빠의 지갑 사정도 모른 채
비행기를 탄다니 좋아라 했다
천천히 가고 싶었지만 웹체크인이 안되는 아이들 덕분에 일찍 공항에 갔다
공항은 2월말 개학을 앞둔 시점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다
다행히 생각보다 이른 시각에 체크인을 마치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비행기를 탄다며
즐거워했지만
이 아이들을 데리고 무사히 잘 다녀와야 할텐데
하는 걱정이 앞섰다
딸이 비행기를 타보고 싶다 하길래
중국을 경유하는 코스로 골랐다
1시간 반의 환승 시간이 이렇게 짧을지
예상하지 못했다
중국동방항공이 연착이 심하다 했지만
이렇게 촉박하게 움직여야 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비행기를 놓치나 했지만
출발10분 전 겨우 환승 비행기에 올랐다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1시간 넘게 걸려 끝낸 후
어둑어둑해져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1달러면 빨리 갈 수 있다고 했다
아내는 우리는 그러지 말자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단체로 지나가며
100달러를 쥐어주고 공항에 들어오자 마자 빠져나갔다
괜히 사서 고생을 하나 했지만
부디 아이들은 우리가 맞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았으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