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3초의 비밀

나는 과연 사람을 제대로 보고 있는가

면접장 문을 열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 그 순간, 나는 이미 판단이 내려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에 대해 느끼고 있다.


3초.
겨우 3초 만에 그 사람에 대한 윤곽이 그려진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어떻게 사람을 3초 만에 판단한다니, 얼마나 오만한가? 처음에는 나 역시 이 감각을 믿지 않았다. 편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를 경계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던졌다. 내 느낌이 맞는지, 틀린 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원 동기가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말씀해 주세요.”


질문은 늘 비슷했지만, 목적은 달랐다. 답변 자체보다도, 그 사람이 처음 들어올 때 느꼈던 그 3초의 인상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경우 그 첫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물론 선입관에 사로 잡혀 그렇게 바라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이 배석했던 위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두들 비슷하게 느꼈다고 했다.


숱하게 사람을 뽑는 자리에 참석하다 보니, 나름의 감각이 생겼다.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체크리스트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도 아니다. 그저 오랜 시간 사람을 보며 축적된 감각이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감각.


면접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다양하다. 머리 모양 하나만 봐도 그렇다. 면접을 위해 오랜 시간을 준비한듯한 반듯한 머리도 있고, 대충 손으로 쓸어 넘긴 듯한 머리도 있다. 눈빛도 제각각이다. 긴장으로 흔들리는 눈빛, 자신감이 넘치는 눈빛,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눈빛, 혹은 형식적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듯한 무덤덤한 눈빛.


표정과 걸음걸이도 중요한 신호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 짧은 순간의 걸음만 봐도,
그 템포와 보폭, 거리에서 평소 태도를 추정해 본다. 복장과 옷의 매무새는 또 어떤가. 정성스럽게 다림질한 셔츠와 깨끗하게 닦은 구두, 반대로 구겨진 바지와 풀어진 넥타이. 습관적인 행동들도 눈에 들어온다. 인사하는 각도, 의자에 앉는 방식, 걸음의 속도까지.


이 모든 요소를 복합적으로 본다.


“저 친구는 우리랑 맞겠다.”
혹은,
“저 친구는 안 되겠다. 기본적인 태도가 우리와는 맞지 않는다.”


어떤 지원자는 면접 내내 다리를 떨었다. 처음에는 긴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면접장에서는 긴장한다. 하지만 계속 지켜보니 단순한 긴장이 아니었다. 자신의 모습을 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중요한 자리에서도 자신의 습관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사회생활에서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느꼈다.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직은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능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사람이 우리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인지, 기본적인 태도를 갖추고 있는지가 때로는 성과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그 3초를 믿는다. 다만 그 느낌만으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느낌을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 내가 틀렸기를 바라면서. 첫인상이 오해였기를 기대하면서.


아주 가끔, 그 3초를 완전히 뒤집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기에, 나는 오늘도 질문을 던진다.


나는 과연 정확하게 그 사람을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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