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년의 날이기도 하지만
부부의 날이기도 하다
둘이 하나되는 날이라
부부의 날이라던가
피곤에 지쳐 먼저 잠든 아내를 그렸다
분명 그린건 아내인데
웬 마귀 할머니처럼 그려버렸다
평소 아내의 소원처럼
머리 숱 많고 손가락 가느다랗고
주름 하나 없이 젊은 아내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는데
막상 그리고 나니
차마 아내에게 보여줄 수가 없다
목에 깊이 패인 주름을 보니
나 때문에 고생 많았구나 싶다
저 주름의 반을 늘리는 데
내 공이 많이 컸지 싶었다
내년 부부의 날에는
좀 제대로 된
아니 많이 각색된 아내를
그릴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