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존 노하우-친구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적은 되지 말자
예전에 몇 년간 인사실무자로 사람을 뽑는 일을 했었다
다른 부서에서 일하던 직원 중 일부를
우리가 뽑아야 할 인원에 맞춰 후보자를 선정하고
최정 선발 시 관리자급 사람들과 회의를 했었다
추천된 사람에 대해서 보통 세 사람 정도의 의견을 물었는데
한 사람이라도 나쁜 의견이 나오면 배제했다
일명 평판조회를 하였다
왜냐하면 내가 속해 있던 곳은 팀제로 일을 하는데
한 사람이 팀 분위기를 흐리면 전체적으로 팀이 운영되는데 어려움이 있기에
가급적이면 일도 잘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으로 뽑았다
새로 뽑고자 하는 직원에 대해 그전에 같이 일했던 직원에게 물으면
몇 가지로 대답이 나뉜다
하지만 짧은 그 몇 마디에 그 사람의 평판이 바로 느껴진다
잘 모르겠어
(그 사람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어)
별로야
(성격도 안 좋고 일도 못해)
사람은 좋아
(성격은 괜찮은 거 같은데 일은 잘 못해)
사람도 좋아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아)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진 않지만 평판을 물어보면
즉시 대답이 나오면서 그 사람 괜찮아라고 하면
정말 그 사람이 괜찮은 편이지만
약 3초 정도 정적이 시간이 흐른 뒤 '사람은 좋아'라는 얘기가 나오면
나쁜 사람은 아닌데 추천하기엔 부적당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물론 나는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한다
나의 한마디로 인해서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중 또 신중하게 평판조회에 대한 내용을 전달한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추천된 직원에 대한 평판이나 풍문이 전부 맞지는 않지만
같이 일해보면 70~80퍼센트는 맞았다
그래서 평판 조회를 아주 무시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어느 곳에서 있든 나와 적이 된 사람이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서 평판 조회를 물어봤을 때
나에게 비수를 꽂을 수도 있단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물론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 반대로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난 직장 생활하면서
아주 절친한 친구가 되진 못하더라도
그 사람과 적이 돼서 헤어지지 말자고 다짐했다
사람이란 은혜는 잊더라도
원수는 잊지 못하는 법이고,
채무자는 빚을 잊지만
채권자는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법이기에
부디 다른 직원의 적이 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러려면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해서는 안된다
타인을 위해서 가끔은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일을 놓으면서 그렇게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옆에 직원이 힘겹게 일하고 있는데 도와주거나 격려의 한마디를 건네는 일
그것이 바로 그 시작일 것이다
친구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부디 적은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