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23. 2019

얼굴 읽기 평가

사회생활을 위한 또 하나의 시험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사람들을 자주 마주친다. 그런데 상대방은 나를 알아보는데 나는 그를 못 알아보면 상당히 당황스러운 입장에 놓이게 된다. 그런 불편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나는 가급적 사람 얼굴을 외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타인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은 사진을 찍는 것이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 그 사람과의 기억을 공유한다면 쉽사리 잊기 어렵다. 캠 스캐너라는 명함 저장 프로그램이 있어 거기에 명함을 등록하고 사진을 함께 저장하면 나중에 얼굴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사진을 찍기 싫어하는 사람이나 단순한 미팅 자리에서 사진을 찍자고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그다음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SNS나 카카오톡 프로필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SNS나 카카오톡 프로필을 보면 본인의 사진이 있는 경우가 있다. 그 사진을 이용하여 명함과 함께 저장하는 것이다. 회사 대표분의 경우 회사 홈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회사 인사말이 소개된 경우도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다운로드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내 손을 이용한다.

즉 손으로 기록을 남기고 그림을 그린다.

미팅을 하면서 했던 상세 내용을 명함 뒤에 기록한다. 만난 날짜, 시간, 장소, 대화 내용, 특징 등 기억에 도움이 될만한 사항을 모두 적는다. 얼굴의 특징을 기록하여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모습을 찾아낸다.


나의 경우 드로잉 기술을 익혀서 명함에 직접 얼굴을 그린다. 얼굴의 이미지와 이름을 결합시키기 위한 것이니 잘 그릴 필요는 없다. 그저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캐리커쳐를 통해 그 사람의 느낌을 잡아내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사람의 얼굴을 잘 잊어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뇌의 용량은 무한하지 않다. 그러니 우리 뇌는 입력된 정보 중 선택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중요하지 않은 정보는 잊게 되는 것이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의하면 학습 후 1시간 만에 50%를 잊는다고 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다른 이름의 학습이다. 즉 그 사람의 모습과 느낌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니 학습과 마찬가지로 잊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 뇌가 만난 사람들을 모두 기억한다면 뇌는 터져버리지 않을까?

그러니 뇌에게 이것은 중요한 정보라는 메시지를 주려면 그 상황을 중요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떤 특징을 잡아내서 그것을 특별한 기억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이 기억에 남는 행동을 하거나 나중에 만났을 때 예전 상황을 회상할 수 있는 메모를 남겨둔다면 우리 뇌는 특별한 기억으로 만들어 기억을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얼굴을 익히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명함에 적어둔 메모를 보고 이야기를 떠올려 다음 미팅 자리에서 그 사람에게 묻는 것이다.

즉, 아이의 이름을 적어놓았다가 그 아이에 대해 묻는 다면 상대방이 좋아하지 않을까?

새로운 블로그를 개설하거나 매장을 열었다면 장사 상황을 물어주는 상대방을 과연 싫어할까?

메모를 생활화하여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면 내가 굳이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나를 특별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얼굴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대안을 마련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메모를 통해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얼굴 읽기 평가를 통과하는 하나의 답이 아닐까 생각해 보다.

이전 04화 부디 적은 되지 말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