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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16. 2019

유능한 직장인의 비결

일머리가 있다는 것은 두 번째

https://brunch.co.kr/@hermite236/691

지난번에 이어 글을 마무리하려 했는데 내용이 또 길어진다. 

나머지 내용은 다음 편으로 넘기려는데 다음 편에는 끝낼 수 있으려나?

내가 생각하는 유능한 직장인의 일머리에 대한 생각을 적어본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한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포기]


유독 업무처리가 느린 직원이 하나 있었다. 성격이 아주 꼼꼼한 직원인지라 작은 일 하나까지 잘 챙겨가면서 하는 스타일이었다. 어느 정도의 꼼꼼함은 필요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일까지 신경을 썼다.


예를 들자면 100원, 10원 단위 자료까지 모두 처리하느라 밤늦게 일을 했지만 늘 진도는 꼴찌였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얘기해 주었다.

"모든 일이 다 중요할 수는 없다."


”지금 100원짜리를 처리하려다가 1천만 원이나 1억 원짜리 자료를 놓치면 어떻게 할래? 그 책임은 본인에게 있을 텐데?

일단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은 생략해봐.

그렇지 않으면 정작 중요한 일조차 놓치고 말 테니까.”


모든 일이 중요할 수는 없다. 오히려 사소한 것에 집중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만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보고할 수 있을 정도로 줄여라

[핵심을 요약하는 능력]


보통 관리자는 직원보다 시간이 더 부족하다.

고위급으로 갈수록 부하직원의 숫자는 점점 많아진다.

한 명의 상위 관리자가 100명의 부하직원을 관리한다면 10분씩만 보고를 듣는다고 하더라도 1,000분이다.

모두에게 보고를 받는다면 하루 16시간을 보고 받아야 하는 셈이다.


그러니 관리자에게 보고하려면 가급적 1페이지 이내로 핵심만 간단하게 작성하여 보고 하여,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물론 내용은 그림, 표, 글 순으로 이해도가 높으니 글보다는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잘 된 보고이다.


내가 모시던 팀장님 중에 이런 말씀을 해 주신 분이 있다.

"사장님에게 보고하기에 앞서 사무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앞까지 이동하는 순간 5분 동안 브리핑을 한 적이 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핵심만 요약해서 보고하자 나중에 그 건에 대해 실제 결재를 맡을 때는 바로 결재가 났다."

사장님은 이미 팀장님의 브리핑을 통해 내용을 알고 있기에 결재가 쉽게 났던 것이다.


또한, 보고에 앞서 두꺼운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면 포스트잇으로 구분하고 소제목을 표시한다. 그래야 보고 시 해당 자료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

상사가 궁금해하는데 바로 답변도 하지 못하고 첨부자료를 한 장씩 넘기고 있다면 과연 그 관리자는 보고하는 직원을 신뢰할까?


일의 속도는 팀원 중 제일 늦게 하는 사람의 속도에 비례한다.

[관리]


일을 빨리하려면 일의 속도를 올리거나 마감을 빨리 마쳐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또 다른 요인도 있었다.

과거에 여러 담당자들로부터 일을 받아 처리하는 총괄업무를 했었다.

그 당시 내가 하는 일의 속도를 올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담당자들의 평균 업무처리 속도를 올리면 전체적으로 속도가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달리 최종적으로 보고할 때는 제일 늦게 제출한 사람의 시간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보통 다음 주 수요일까지 마무리를 해야 하는 업무라면 20~30% 사람들은 화요일, 50~60%의 사람들은 수요일에 마감에 맞추어 제출했다

그런데 10~20%의 사람들이 하루나 이틀이 지나 결과물을 제출했다.

업무의 성격상 모든 자료가 다 모여야 완료가 되는 업무였다.

그래서 늦게 마무리하는 사람으로 인해 빨리 제출한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팀의 마감은  원래 기한인 수요일이 아닌 늦게 제출한 사람의 마감시간인 금요일에 맞춰져 버렸다.


마치 그건 군대의 행군 속도와 같았다. 전체 대열의 속도는 맨 마지막에 뒤쳐져서 따라오는 후위 그룹의 속도가  좌우했다. 앞선 그룹이 너무 빨리 치고 나가다 보면 후위 그룹이 뒤쳐져서 결국 전체 그룹의 속도가 늦춰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래서 업무를 늦게 처리하는 사람들을 특별히 관리했다.

그들이 못하는 이유는 업무를 잘 모르거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에 최대한 설명해 주거나 빨리 시작하는 방법을 알려줘서 우리 팀의 속도가 늦지 않도록 하였다.



일은 납기를 적당하게 당기거나 조정하는 종합예술이다.

[관계]


나는 사람들은 잘 믿는다.

하지만 사람들의 납기는 믿지 않는다.


장기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했던 적이 있다.

예를 들어 6개월 뒤까지 잘못된 세금 부과 내용을 찾아서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업무가 있었다.


바쁜 업무에 쫓기다 보면 이런 장기 프로젝트들은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

앞서 말했듯 일의 속도는 제일 느린 사람의 속도에 맞춰지기 마련인데 이럴수록 매 단계의 특정 결과물을 목표로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장기 프로젝트에서 업무를 나눠보면 이렇게 된다.

대상자를 분석하여 선정한다->

대상자에게 해당 내용을 묻는다->

결과물을 받고 판단한다->

대상자가 세금을 납부하여 처리를 끝마친다->

최종 보고 내용을 담당자에게 넘겨준다.


이런 정도로 업무를 나눠보았을 때 기준이 되는 세부 결과물을 하나씩 만드는 것이다.


대상자 분석 선정-> 대상자로 결정된 사람을 엑셀 서식으로 언제까지 주세요


대상자에게 문의-> 언제까지 대상자에게 한글로 작성한 안내문을 보내 주세요


결과물을 받고 판단-> 해명자료를 받고 처리 방향을 언제까지 알려주세요


세금 납부 또는 처리 마감 -> 세금을 납부한 것은 납부 실적을 주시고 검토 대상자에 대한 한글 보고서도 함께 언제까지 주세요


최종 보고 -> 엑셀에 대상자 명단과 세금 납부 내용을 포함하여 언제까지 제출해 주세요


이렇게 각 단계별 행동 기준을 주고 큰 마감에 앞서 작은 마감 주기를 주는 것이다.

그렇게 큰 업무는 잘게 쪼개서 작은 업무로 만든다. 작은 업무에 맞는 구체적 행동 기준을 설정하고 기한을 제시한다. 늦게 제출하는 사람은 특별히 관리한다. 


이렇게 했을 때 일의 납기도 잘 맞출 수 있고 좋은 결과도 함께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호한 업무지시는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명확함과 구체성]


"다음 주 화요일까지 이 업무 좀 끝내줘. "

나는 다른 팀원게 업무를 부탁했다. 나는 당연히 보고서를 포함하여 제출해줄 것을 생각했지만 내용을 들은 그 담당자는 그냥 결과만 간단히 구두로 전달해 주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상사가 아니더라도 업무의 지시 방법을 잘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생각한 결과와 내가 받은 결과가 달라진다

 

앞의 예에서 이렇게 말했으면 그런 오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인 씨, 다음 주 화요일까지 엑셀로 명단을 제출해줘.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 아니면 문제없는 것인지 처리 결과와 함께 보고서도 같이 제출해줘."


화요일_업무처리 기한

엑셀로_처리 결과의 명확성, 또는 결과물의 형태

보고서_결과물에 대한 보충 설명


이렇게 기한과 구체적인 결과물의 형태 그리고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했을 때 담당자 사이에 의사소통의 혼선을 피할 수 있다.  



일을 인생의 소비로 만들 것인가? 삶의 자산으로 만들 것인가?

[시각]

누군가는 일하는 시간으로 인생을 소비하고 누군가는 일하는 시간을 투자하여 자기 자산으로 삼는다. 어떻게 일할 것인지 내 미래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지 알지 못한다.


매일 불평불만만 하며 지내는 직원과 늘 좋은 이야기와 조언을 주는 직원 중에 어떤 사람을 좋아할까? 그건 말하지 않아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

 

물론 조직에 대해 100% 불만이 없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유능한 선배들은 단지 불만을 넘어 대안을 제시했다. 불만은 말하는 자신과 듣는 자신 모두 불편하게 한다. 도움이 정말 하나도 되지 않는 행위다. 물론 말하는 자신의 스트레스는 조금 풀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일을 그저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여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으면 그저 바삐 지난 인생만 남을 것이다. 기록으로 내가 그동안 했던 것들을 자료를 남기고 자기만의 노하우를 매뉴얼을 만들어 갔을 때, 자신이 한 일은 그저 시간의 소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노하우라는 의미 있는 유산을 남겨 내 인생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3편에서 부디 이 글을 마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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