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Dec 12. 2018

주어지는 감사, 찾는 감사함

아침 일찍 일기를 쓰고 있었다.

가족들에 대한 감사,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 주어진 일에 대한 감사를 한참 적고 있었는데 열심히 쓰고 있는 내 손이 보였다. 

나는 잠시 손에 대한 감사는 잊고 있었다. 손가락이 열심히 펜을 잡고 바삐 이리저리 움직이는 덕분에 일기도 쓰고 있었다. 또한, 손가락은 밥 숟가락을 위아래로 들어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해가며 주인을 열심히 보필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손의 행동은 늘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 고맙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나는 늘 혜택만 받고 있었을 뿐 노고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잊고 있었다. 


그렇다면 발은 어떤가?

발 역시도 내게 다른 곳으로 쉽사리 이동하게 해 주며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나를 잘 따라주고 있다. 때로는 뛰는 즐거움도 함께 해 주는데도 가끔은 운동을 잘하지 못한다고 잘 따라오지 못하는 발을 오히려 비난했었다. 


손과 발만 그러할까? 신선한 공기를 쾌적하게 마실 수 있게 해주는 호흡기, 과음을 하였음에도 잘 소화해주는 위와 해독에 여념이 없는 간, 그리고 계절이 바뀌는 자연을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으며, 틈틈이 책을 통한 지혜도 찾아주는 눈, 맛있는 음식을 통해 삶의 재미를 늘려주는 입, 지루할 때마다 삶의 통찰을 들려주는 귀 


찾아보면 감사해야 할 것들이 참 많았는데 당연함에 묻혀 감사를 잊고 있었다. 감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찾았을 때 보이는 것인데 나는 그저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듯 감사가 주어지기를 바랐다. 주위를 찾아보면 감사할 일이 참 많은데 자꾸 불평과 불만에 싸여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감사함에 대해 생각해보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소한 즐거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