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d100 d project
퇴근길 신발을 벗어 놓으려는데 어지러이 놓인 신발이 보인다.
내일의 주제가 신발이었지
아침에 일어나 그리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신발을 잘 정리해 놓았으면 좋으련만 아이들의 신발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놓여 있다.
앞모습만큼이나 뒷모습이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지만 아마도 귓등으로 흘려듣겠지.
조용히 신발을 정리하려다 아직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강요하나 싶어 그냥 들어왔다.
그림을 최대한 천천히 그려야 하는데 자꾸 펜이 앞서간다.
긴 호흡으로 정성껏 수를 놓듯 하나하나 그려야 잘 그려지는데 선이 휙휙 지나간다.
그림으로 수양을 했다면 벌써 낙제점이다.
출입문 바로 앞에 놓여 있는 신발 매트와 함께 그렸다.
무엇이 신발이고 무엇이 매트인지 구분이 안된다.
저 뒤에 있는 신발장은 3차원이 아닌 평면이 되어 버렸다.
주말에는 조금 정성껏 그리기로 약속하고 펜을 내려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