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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Feb 13. 2019

밸런타인데이 이브

2000원 + @

무슨 데이 이런 날은 그다지 챙기지 않는다.

아저씨가 되고 나니 무덤덤해진다.


아내가 부탁한 호박씨를 사러 잠시 근처 마트에 들렀다.

그런데 오늘따라 초콜릿을 많이 팔고 있었다.

내일이 무슨 날인가 싶었는데 밸런타인데이였다.

그래도 아내에게 초콜릿 하나는 사가야겠지라는 생각에 초콜릿 봉지를 집었다

2천 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다.

조금 비싼 걸 사면 좋으련만 주위에 GODIVA 같은 매장이 없다는 것을 핑계 삼으며 나왔다.


손 편지를 길게 써주면 좋으련만 생각나는 게 없다.

대신 간단한 메모를 전하기로 했다.

매번 사랑한다고 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고 혼난다.

역시나 믿지 않으시겠지


남의 편이라고 자주 부르셔서 이번엔 당신 편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메모를 남겼다.

포장을 하며 굉장히 후회했다.

그냥 상자에 들어있는 것을 샀으면 편히 포장했을 텐데 봉투에 들어 있는 것을 샀더니 포장하기가 두 배는 힘들다.

포장지만 보고 오해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포장만 요란하다고 할 아내의 말이 벌써부터 들린다.


2천 원과 포장지 값이 조금 더 들었지만

아내에 대한 나의 마음은 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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