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도 적응이 필요해~~
내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평균 2년~3년 사이로 인사이동인 새 학기가 시작된다.
8년 차 직장생활이지만 인사이동엔 아직도 긴장된다. 익숙한 듯 새로운 업무, 지나면서 얼굴은 본 거 같아서 낯익지만 어색한 동료들, 새로운 팀장님을 비롯한 직장 상사분들까지 나를 긴장하게 하는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 새 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의 긴장되는 마음이 이해가 되는 시기다.
올해 1월 초 나에게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2년이라는 익숙한 사무실을 떠나 새로운 부서로의 인사이동. 새로운 업무와 사무실, 낯선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8년 차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새로운 업무가 두려운(?) 신입이다. 8년 차면 신입은 아니고 알 건 알아야 할 연차라고 할까.
나이가 더해준 경험치와 눈칫밥이 제법 생겨 새로운 환경에 어색하지 않게 적응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새로운 환경과 사람에 적응한다는 것이 마흔이 넘어도 쉽지 않다.
새로운 사무실에 가고 2~3주간 긴장감 때문인지 밤에 숙면하지 못하고 뒤척이는 날들이 많았다.
업무와 관련된 꿈을 꾸다가 새벽에 자다 잠에서 깨기도 하고 다시 잠들어도 숙면을 못해 아침엔 피곤했다.
나를 긴장하게 하는 팀장님도 꿈에 나오기도 했다.
역시 생계를 위한 밥벌이는 쉽지 않다. 나도 그렇지만 12년이 넘도록 가족들을 위해 새벽 6시에 출근해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는 신랑에게 같은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맞벌이 동료로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론 그렇게 빨리 가고 늦게 오기에 늘 피곤하다며 육아와 살림을 나에게 미루는 신랑이 얄밉기도
한 양가감정이 든다.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3월 중순이다. 어느덧 나에게도 새로운 부서에서의 새 학기의 시간도 2달이 흘렀다.
지금은 다행히 새벽에 업무 생각으로 자다가 깨거나 나를 긴장하게 하는 팀장님이 꿈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나의 새 사무실 적응은 ing~ 내가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사이 아이들은 기나긴 겨울잠을 깨고 진짜 새 학기를 맞이했다.
작은 아이는 설레는 마음보다 개학하니 싫다고 했다. 아이들도 학교에 가면 정해진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집중해야 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엄마인 나의 새 학기 적응 때문에 아이들의 새 학기에 신경 써주지 못한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내가 그렇듯 아이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새 학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견뎌내면 또 이 시간은 지나간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아이들도 성장해 있으리라…. 모두의 새 학기를 응원한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