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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 Oct 28. 2020

역할에 대하여


이곳 승무원으로 일한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편견”들과 함께 누군가는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각 국가와 속한 문화마다 그 국민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을 쉽게 보기 때문이다. 물론 비행기에 탑승한 그룹의 사람들이 그들의 국가나 문화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절대 그 한정적인 경험을 일반화시킬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아주 쉽게 어떤 문화권 사람들 또는 특정 국가 국민들에 대해서 일반적인 편견을 가지게 된다. 어떤 국가의 부모는 보편적으로 떼쓰는 아이를 전혀 말리지 않고 옆 승객들을 배려하지 않으며 도리어 승무원에게 아이를 위한 황당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경우는 비행기 탑승 시부터 하기 직전까지 인당 엄청난 양의 술을 소비하고 결국 문제를 일으킨다. 건설노동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일생에 손꼽아 타는 비행기의 모든 것이 신기하다. 서비스 카트가 한 발짝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힘들 만큼 그들의 손은 원하는 것을 더 얻으려 항상 들려있다.


어떤 나라로 가는 비행기는 좌변기의 사용법을 몰라 기내 화장실 몇 개를 벌써 못 쓰게 되었다. 어느 비행은 제공할 기내식의 양이 그들의 평소 식습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서, 비행기에 남아있는 모든 음식을 찾아 두 번째 서비스가 시작되어야 하기도 했다.


어떤 국가 사람들은 승무원을 부를 때 휘파람 같은 입술소리를 내거나 직접 몸을 터치한다. 많은 경우에 승무원이 종종 승객들에게 어떤 행동에 대해서 단호하게 요청하는 것을 본다. 때때로 승무원들은 승객에게 정당한 지시를 넘어 경우에 따라 승객에게 선을 넘는 충고를 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어떤 시기에, 어떻게 말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지만, 안전 업무를 제외하고 우리는 그 외 지나친 참견은 옳지 않다고 교육받는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role)은 하위문화를 전체 혹은 상위 문화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수준의 고객이 든 간에 우리는 그들의 안전과 기내 서비스만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 외의 개인의 청결에 대해서, 교육 수준 등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접근을 삼가하는 게 좋다. 그래서 비행 전 브리핑에서는 이 문제를 꼭 다룬다. 다시금 우리의 Role(역할: 자기가 마땅히 하여야 할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을 확인하는 것이다.


We are not here to educate them, we are here to serve them.

우리는 그들 삶의 방식을 고쳐주고자 있는 것이 아니라, 기내 서비스와 안전을 위해 있다.


당신 자신에 대한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가정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직장 생활에서 당신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Role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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