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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 Oct 28. 2020

관찰자 시점


언젠가부터 내가 내린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를 경험하고는 내 결정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정이 틀리진 않았을까 두려워 이도 저도 아닌 수동적인 어른이 되어버린 내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이제는 능동적 이기보다는 그림자처럼, 마땅히 자랑해도 될 일도 조용히 없었던 일처럼, 또 어떤 정치적 성향에서도 중립을 유지하고 절대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려고 나 자신을 다잡는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의 인생에서조차 관찰자로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삶을 계속 살아가게 되는 건 아닐까 한편으로 두려운 마음이었다.


블로그에서 남들이 추천하는 곳을 믿고 따라가는 습관

색다른 도전과 새로운 시도 보다는 남들이 이미 인정한 안정적인 선택들

친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도 그들이 정하는 오늘의 일정과 메뉴가 편해지고

회사에서 정해주는 나의 스케줄, 그에 따라 차선책으로 미뤄지는 내 개인적인 일들.


결혼과 출산도 회사, 사회 분위기에 따라, 어쩌면 싱글로 살아가는 것이 이 사회에 오래 버틸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 되어버림을 보는 현재. 한순간 내가 내린 결정에 두고두고 후회하지는 않을까? 이것을 선택하면 내가 더 고생하지는 않을까? 뒤로 가지도, 앞으로 가지도 못한 채 발만 구르는 시간.


회사를 위해, 또는 내 삶 이외의 것을 위해서 조금씩 포기한 나의 작은 가치들이 결국은 내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나를 매우 수동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참 놀랍다. 세상과 타협하여 살아가는 연약한 나의 모습은 정녕 내가 하나님의 은혜에서 얼마나 멀리 살고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 성경 구절이 끊임없이 내 마음을 때린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입에서 너를 토하여버리리라. 요한계시록 3: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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