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절(공부잘한 사람들은 아마도 고등학교때), ‘바퀴벌레 이만이천’으로 불리던 Vocabulary 22000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존에서 검색해보니 한국어 버전이 뜨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은 한국의 독자를 위해 쓴 책으로 보인다. YBM 시사에서 무려 1964년 출판한 책이 검색된다. 나 역시 이 책이 있었지만, 솔직히 제대로 몇 페이지를 공부한 기억은 없다.
어휘력이 그리 좋다고 볼 수는 없는데, 한 달간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저 뜻이 뭐지?” 하는 단어들이 몇 개 있었다. 그 중 하나가 ‘edible’이었다. 목공 학교에서 수업을 새로 시작할 때 학교 주변에서 식사가 가능한 곳을 알려주는데, “몇 마일 가면 어떤 레스토랑이 있고 그 곳의 음식은 edible하다. 더 멀리 가면 more edible한 곳이 있는데…” 하면서 농담반 진담반 말하는 것이었다.
돌아와서 이 두 가지 단어의 차이를 찾아보았다. 결론적으로 edible은 먹기에 안전한지 아닌지에 촛점이 있고, eatable은 음식의 맛에 중점을 두고 먹을만한지 아닌지에 있다. 예를 들면 이렇게 쓰인다.
Those mushrooms are edible (그 버섯은 먹을 수 있는 버섯이다 – 독버섯이 아니라 먹기에 안전하다는 뜻).
Their food is not eatable (그 곳의 음식은 -맛없어서- 먹을 수가 없다는 뜻)
돌아서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eatable’이 아니라 ‘edible’을 쓴 것은 농담으로 그저 먹기에 안전하면 만족할 정도…라는 뜻에서 그런 것 같다.
아래 보이는 사진은 메인에서 목공 수업 받는 동안 거의 매일 아침 점심 도시락을 샀던 Market Basket이란 가게였다. 점심 및 오후 디저트로 이곳에서 반쪽짜리 샌드위치 1쪽, 설탕 도너츠 작은 것 2개, 아이스티 2병, 물 1병, 삶은 계란 2개를 사갔다. 그 중에서 한 직원이 유달리 손님들에게 친절했는데, 내가 마지막 도시락을 사러 간 아침, 그 직원이 자신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서 인사를 전했다. 놀랍게도 그 직원은 프랑스인이었고(전혀 프랑스 발음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고등학생이었다. 방학중에 부모따라 미국에 왔다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이라고. 아주 맛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한 달간 매일 점심 먹거리를 제공했던 이 곳도 떠나올 때는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