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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an 21. 2019

타이페이 최고의 우육탕 집 중 하나

리전트호텔 Azie

타이페이 거리를 돌아다니면 가장 자주 보게 되는 것이 버블티와 우육탕집 간판이다. 우육탕(Beef noodle soup)은 타이페이의 가장 대중적이고 상징적인 음식인 것 같다. 2차대전 후 먹을 것이 충분치 않던 시절 미군의 군용식량에 들어있던 쇠고기 통조림을 넣어 국물을 내고 국수를 삶아 먹던 것이 시작이라고도 하고, 중국 본토에서 공산당을 피해 내려온 사람들이 두반장을 넣고 사천식 국수를 만들어 먹다 고기와 부속물을 넣어 스튜처럼 끓이는 방식으로 변했다고도 이야기한다. 기원이 어쩌건, 맛있는 간편식임에 틀림없다. 올해 처음 진행한 타이페이 미슐랭가이드에서 선정한 36곳의 빕 구르망 음식점 중 6곳이 비프누들집일 정도. 


국수를 좋아하는 나 역시 타이페이 여행을 오며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우육탕 먹기’였다. 꽤 규모가 큰 전문음식점은 물론이고 동네 곳곳의 체인점, 시장 통 노점에서도 싸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비프누들이 워낙 많다 보니 선택이 쉽지 않다. 빕 구르망에 오른 집들은 사람이 너무 많고 오가며 시도했던 서너 곳은 완전히 실패.
타이페이를 떠나기 전 제대로 된 우육탕면을 먹겠다고 찾아간 곳이 리젠트호텔 지하의 Azie Grand Cafe. 2005년부터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비프누들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경력도 많고 CNN에서 선정한 비프누들 맛집으로 제일 처음에 등장하기도 한 곳이다.  

몇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리젠트 비프누들’은 ‘오리지널’과 ‘스파이스’ 두 가지이고, ‘2012챔피온 비프누들’은 맑은 국물이 특징이다. 매운 맛이 심하게 그리웠던 우리는 레젠트 비프누들 스파이시 하나와 이곳의 또다른 명물인 XO 시푸드 볶음밥을 주문했다. 속이 깊은 커다란 보울에 담겨 나온 비프누들은 제대로 된 매콤하고 풍부한 맛! 기대만큼 맵지는 않았는데 이곳 기준으로는 매운 편이다. 탄력있는 면발을 진한 고기국물에 적셔서 먹고 중간중간 살코기와 힘줄을 먹는다. 계란도 들어있는데 완숙 계란노른자가 국물을 엉망으로 만드는 걸 싫어하다 보니 건져서 따로 먹을까 잠시 고민했는데 살짝 갈라보니 딱 적당한 반숙, 온천달걀 스타일이다. 밥알 한 알 한 알 코팅한 듯 기름기 자르르 흐르고 XO소스로 간해 불맛 나는 볶음밥은 요 근래 먹은 볶음밥 중 최고였다. 커다란 새우와 조개관자가 듬뿍 들어있다.


시장에서 먹는 것보다는 훨씬 비싸지만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이고 맛도 있으니 복잡한 길 여기저기 찾아가기 힘들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 2시가 되니 길고 긴 줄이 이어져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애프터눈 티 뷔페 입장 줄이었다. 타이페이에서 가장 유명한 애프터눈 티를 맛볼 수 있다니 다음에 다시 와야할 듯하다.
No 3, Lane 39, Section 2, ZhongShan N, Rd. Taipei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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