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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an 21. 2019

타이페이 유일한 미슐랭3스타, 광동식 중식당

Le Palais

컨템퍼러리 미술관 전시를 보고 근처에 미슐랭 스타 받은 레스토랑이 있는 호텔 ‘팔레 드 신(Palais de Chine)’이 있길래 구경이나 가볼까 찾아갔는데 호텔 앞에 사람들이 모여 난리다. 도대체 뭔 일인가, 누가 왔나(이런 분위기라면 거의 한국 아이돌이니) 호텔직원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모르고 설령 안다고 해도 말해줄 수 없다고 웃으며 대답. 언니, 호텔리어로 100점짜리 응답입니다! 궁금한 걸 못 참겠어서 줄 서 있는 대만 학생들에게 물었다. “여기에 아이유가 와있어요!” 오오오 아이유 언니, 타이페이에 있었던 거유? 


이왕 왔으니 예약은 안했지만 혹시, 레스토랑에 자리 있나 멋지게 생긴 유럽계 벨맨에게 물었다. 아저씨가 핸드폰 꺼내 한참 레스토랑에 전화하고 난리치더니 2시에 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그런데 식사 막바지라 원하는 메뉴가 다 떨어졌을 수도 있으니 양해해 달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당일 점심에 예약도 안했는데 자리 만들어주는 게 어디야… “셰셰” 오백 번 하고 옆에 있는 백화점 가서 구경하다 시간 맞춰 레스토랑 ‘Le Palais’ 입장.  

올해 처음 발표한 타이페이 미슐랭 가이드에서 유일하게 별 셋을 받은 곳으로 광동식 중국 레스토랑이다. 20여 년 전 마카오에서 타이완으로 옮겨온 찬와이쿵 총주방장이 이끄는 조리팀 덕에 전 세계 중식당으로 best 10 안에 든다고 한다. 날이 날이니만큼 베이징덕과 돼지고기 구이 등은 일찌감치 다 떨어졌다고.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와서 배는 부른데 궁금한 마음에 점심 코스를 시켰더니 웨이터가 “코스는 양이 많은데 괜찮겠냐”고 걱정한다. 더구나 코스에는 이 집의 장기인 딤섬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친절한 웨이터와 장시간 상의 끝에 시그너처 딤섬 세 종류에 요리를 몇 가지 시키는 걸로 정리. 

처음 나온 건 전복을 올린 닭고기 딤섬이다. 돼지고기나 채소, 새우 등의 딤섬을 자주 먹어 닭고기 딤섬은 낯설었는데 부드럽고 맛있다. 간이 잘된 작은 전복이 특유의 식감과 향으로 감동. 다음은 얇지만 탄력있는 딤섬 피 속에 신선하고 탱탱한 새우를 넣은 하가우, 마지막은 달콤짭잘한 돼지고기를 넣은 바비큐 번. 모두 기분좋게 맛있다. 세 개씩 나와서 더 시켜야 하나… 고민했다. 대나무 찜기가 아닌 스텐레스 찜기에 담겨 나온 게 특이했다. 산라탕은 필수이니 일단 한 컵 원샷. 요리는 간단하게 사천식 뼈없는 닭고기 튀김. 살짝 매운데 좀더 매워도 좋았을 듯! 배가 충분히 불렀지만 궁금해서 양주식 볶음밥.
마무리는 웨이터가 강력추천한 딥프라이 치즈 페스트리를 시켰다. 바삭한 밀가루 반죽 속에 치즈를 넣어 튀겨내는데 살짝 녹은 치즈가 진짜 맛있다. 어떤 종류 치즈를 몇 가지, 어떻게 배합하는가가 셰프만의 비결이라고 한다. 서울의 미슐랭가이드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듯이 타이페이 역시 이런저런 논란이 있다고 한다. 친절하고 편안한 서비스에, 가격도 미슐랭 3인 걸 감안하면 엄청나게 비싸지는 않다. 담당 직원이 전 세계 레스토랑 중 중국음식으로 미슐랭 3스타인 곳이 4곳인데 ‘르 팔레’가 그 중 한곳이라고 자랑하며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내려와 문 앞까지 배웅한다. 안 그러셔도 되요 부담스럽게 ㅠ

늦은 점심을 먹고 나오니 아이유가 떠났는지 팬들도 모습을 감추었다. 친절한 벨맨 아저씨가 생각나서 팁이라도 드려야 하나 고맙다고 인사했더니 명함을 주며 언제든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한다. 인사하고 돌아서며 명함을 보니, 이분 벨맨 아니고 총지배인이었어…누가 누구에게 팁을 준다는 거야… 팁 안 건네길 잘했지.
이 분도 아이유 님 보러 현장 지원 나오셨나 온갖 부질없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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