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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an 22. 2019

캐주얼하고 맘 편한 미슐랭1스타 레스토랑Longtail

타이페이

연말 휴가를 예약하려고 보니 웬만한 곳들은 이미 비행기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예측가능한 삶을 살고 있는 걸까. 그나마 항공편을 구할 수 있는 곳이 타이페이라 예기치 않게, 아무 준비 없이 이곳으로. 


연말에는 어디나 좋은 레스토랑에 자리 구하기가 어렵다. 올해는 타이페이에 처음으로 미슐랭 리스트가 발표되는 바람에 더더욱 예약 대란. 서울에서부터 연락했는데 연말이라 한달 전부터 만석이라는 이야기 듣고와서 포기하다 혹시나 취소된 곳 있을까 몇 군데 계속 전화를 했다. 역시 거의 다 풀부킹인데 운좋게 미슐랭 1스타를 받은 ‘롱테일(Longtail)’에서 두 자리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식이.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Vong을 비롯해 파리 아파시우스(Apicius)와 기 사부아, 뉴욕 장 조지 등에서 일했던 오너 셰프 람밍킨(林明健)은 Chou Chou, AChoi 등의 레스토랑으로 타이페이에서 이미 유명한데 2017년 오픈한 롱테일이 타이페이 처음의 미슐랭 가이드에서 당당하게 별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타이완 재료로 유럽식 컨템포러리 음식을 선보이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라 프리픽스 코스 메뉴만 한다고. 음식도 음식이지만 칵테일 바가 유명한데 크리스마스 디너 역시 칵테일 페어링 코스가 있다.  

크림치즈 아뮤즈부슈, 캐비어와 해초를 올린 계란 요리가 이어진 코스 시작에는 사케에 릴렛을 섞고 오이향을 더한 사케티니를 곁들였다. 다음 칵테일은 럼을 베이스로, 라임주스와 새이지, 타마린드 씨앗을 더한 ‘인디언 서머’. 여기에는 미니토마토를 주재료로 하고 말린 딸기, 고트치즈, 타이완바질을 올린 샐러드를 먹었고 ‘롱테일’을 대표하는 숯불에 살짝 익힌 프와그라로 소를 채운 덤플링에 옥수수와 페코리노치즈, 카피르 라임을 올린 애피타이저까지 이어서 먹었다. 첫번째 메인으로는 동과와 셀러리를 얹어 비니그레트 소스를 뿌린 옥돔구이가 나왔다. 입안에서 녹아버릴 듯 부드럽고 마블링 많은 와규 쇼트 립은 특이하게 고추장 소스가 살짝 얹혀졌는데 오늘의 베스트. 스테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최고의 고기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메인요리에는 버번에 엠버시럽과 버터를 살짝 넣고 훈련한 오렌지껍질을 넣어 생선과 스테이크와 어울리도록 한 것이 특징.
간단한 코스라고 생각했는데 여기까지만으로 이미 배가 충분히 불렀지만 디저트가 유명하니 기대할 수밖에. 프리 디저트로 잘게 다진 파인애플을 올린 바닐라 판나 코타. 마지막 코스인 메인 디저트는 철관음차로 만든 무스에 쌀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함께 나왔고 바닐라아이스크림과 바나나를 믹서에 돌린 후 럼주에 넣은 ‘피클드 허니’ 칵테일로 마무리.

테이블이 넉넉한 편이고 바 카운터도 충분하며 지하엔 단체를 위한 자리가 따로 있다. 스탭들도 친절하고 바텐더들이 메뉴에 안 적혀있어도 원하는 음료를 바로 만들어 준다. 음악 선곡은 완전 내 취향!(더스티 스프링필드와 Inxs, 지지 톱, 드 라 소울, 조이스 윌리엄스, 자미로콰이가 이어졌으니) 식사 하는 내내 기분이 좋아 몸이 들썩거렸다. experience course도 좋겠지만 캐주얼한 분위기라 간단한 단품 요리 곁들여 칵테일 한 잔 마셔도 좋은 곳이다. 점심은 문을 열지 않고 저녁만 하는데 바가 새벽 3시까지 운영하니 타이페이에서 잠 안오는 저녁에는 한번 가보시길!
No. 174, Section 2, Dunhua S. Road, Da’an District, Taipei
Taipei Metro Line 1 – Liuzhangli 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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