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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an 23. 2019

런던에서 제일 잘 나가는 우동집
'고야바'

옥스포드에서 한 주 동안의 교육을 마치고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는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국수를 먹기로 결심하고 패딩턴 역에서 소호까지 한 시간 가까이 걸어갔다. 금요일 저녁이라 걷기나 차타기나 별 차이도 없고, 한 주 동안 숙소에서만 보내며 몸을 움직일 기회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우동집 ‘고야바’. 구글맵을 따라 가서 보니 지난 5월 방문했던 런던 최고의 재즈클럽 로니 스코트(Ronnie Scott’s Jazz Club)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저녁시간이 되기 전에 도착했는데도 자리는 거의 없었고, 조금 지나자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서양인들이 우동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왔다.

슈코 오다(Shuko Oda)는 런던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우동바인 고야바의 헤드 셰프이면서 공동오너이다. 소호에서의 성공에 이어 런던의 블룸버그 아케이드에도 2017년에 고야바를 열었다.
슈코는 런던에서 태어나고, 도쿄, LA, 런던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런던에서 인터액티브 미디어 전공으로 대학원을 마친 그녀는 손을 사용하는 일을 하고 싶어 요리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일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고 파리의 우동집인 쿠니토라야(Kunitoraya) 주인으로부터 우동면 만드는 법을 배웠다. 처음 배운 요리는 미소수프였다고.  


맥주와 함께 계란(Onsen Tamago, 温泉卵, poached egg in chilled dashi), 피클
(Otsukemono, 自家製漬け物, homemade pickles)과 고기가 들어간 니쿠(niku)우동을 시켰는데, 고기는 완전히 익히지 않은 상태로 나왔다. 지난 5월 런던에 왔을 때 라면집을 들어갔다가 너무 맛없어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고야바는 내부의 구조(바의 형태로 되어 있는)나 맛이나 모두 제대로 된 일본집 우동면발과 국물 맛을 낸다.

미쉘린 가이드 조사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진정한 우동 국수와 작은 요리들을 제공하는 단순하고 다정한 장소; 아침식사를 위해 일찍 연다. 카운터에 앉는 구조라서 모두가 셰프를 볼 수 있다; 예약은 불가능하며 자주 줄을 서있다, 하지만 잠시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다”


슈코 오다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꿈꾸는 레스토랑이 어떤 모습이냐는 말에 스위스의 건축가인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 1943-)가 2011년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에 제대로 된 부엌을 설치한 모습일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10점 만점에 9점을 준다는 이 젊은 쉐프는 유럽과 미국, 아시아의 여러 도시에 살았던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이 누들바의 메뉴를 보면 우메보시에서부터 피쉬앤칩스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우동이라는 확실한 면발과 국물을 자랑하는 핵심요리가 중심을 잡고 있는 것이 이 레스토랑의 생명력이 아닐까 싶다.
토-일(9시 30분 영업시작)을 제외하고는 아침 8시 30분에 열며, 월-수는 밤 10시 30분, 목-토는 밤 11시, 일요일은 밤 10시에 문을 닫는다.


참고: “The inventory: Shuko Oda” (by Hester Lacey, Financial Times, 2016.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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