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 Report Jan 23. 2019

런던의 명물 베이글숍
‘베이글 베이크’

“(베이글 베이크의) 솔트 비프 베이글(salt beef beigel)은 ‘체급을 불문하고’ 런던에서 최고의 음식이라고 확신한다.”
지난 5월 런던에 왔을 때 겉만 보고 들어갔던 레스토랑에서 실망했던 경험이 몇번 있어서 이번 출장에는 테이트 모던에서 <Eat like a local: London> (Bloomsbury, 2018)이라는 가이드북을 하나 샀다. Classic London 장에 이름을 올린 Beigel Bake(미국에서는 보통 Bagel이라고 적는데, 유럽의 유대인들은 Beigel이라고 쓴다고 한다)이 궁금해 우버를 이용해 이곳에 갔다. 소금간을 간 쇠고기와 베이글의 조합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새벽에 여는 곳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밀가루와 이스트, 물과 소금만으로 만드는 빵 베이글. 발효 후 끓는 물에 익히고 다시 오븐에 구워 쫄깃한 맛을 자랑한다. 동유럽에 살던 유대인들이 미국과 다른 유럽 지역에 전파했다는 기원이 유력하다고.  


작은 가게 안에서 베이글을 구워내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나도 좋아하는 노래인 Kool & the Gang의 Get down on it을 흥겹게 따라 부르고 있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책에 나온 솔트 비프 베이글과 핫초코를 시켰다. 피클과 머스타드를 원하는지 묻길래 모두 올려달라고 했다. 책에서 살짝 짠 고기 위에 올려진 겨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이야기했기 때문이었다. 도착한 시간이 7시쯤이었는데, 사람들이 메뉴를 볼 것도 없이 1-2개씩 익숙한 모습으로 사갔다. 앉아서 먹는 곳은 없고, 서서 먹을 수 있는 스탠드가 있다. 

고기는 장조림보다 부드럽고 오뎅가게에서 먹는 스지보다는 질기다고 해야 할까? 부드러움과 맛으로 보면 장조림보다는 스지에 가깝다. 생각보다 짜지는 않았다. 고기도 고기지만 베이글 가게이니 베이글 자체에 대한 평가를 빼먹을 수 없다. 씹는 맛이 있을 정도로 살짝 질기면서도 너무 딱딱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고 해야 할까. 달달한 도너스 맛은 어떨지 궁금하고 하나로는 부족한 듯 하여 설탕 도너츠를 시켜 먹었다. 맛은 괜찮았으나 역시 이 곳은 베이글이 주 종목인듯. 하루에 보통 5명의 제빵사들이 2-3천개의 베이글을 구우며, 이곳에 갈색 종이봉투(brown bag)를 제공하는 곳은 1870년에 설립된 Gardners Bags란 곳으로 일주일에 1만5천개에서 2만개의 봉지를 매주 월요일 새벽 6시에 배달한다고.

우버 드라이버는 베이글 베이크 앞에 내려주면서 “옆에 있는 노란색 베이글 카페가 아니라 흰색집에 가야한다”고 두 번이나 강조했다. 다른 자료에서도 흰색 표지판의 베이글 가게가 옆에있는 노란색보다 맛이 좋다고 나온다.

맛있게 베이글을 먹고 호텔에 돌아와 이 가게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다가 놀랐다. 런던 베이글업계의 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글 베이크 주인의 아들인 조슈아 코헨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데, 작년(2017년)에 자신의 어머니와 누이를 살해했고, 올해 8월 법원은 그를 무기한으로 정신병원에 가두도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베이글 베이크가 있는 곳은 브릭 레인(Brick Lane)은 19세기에 유대인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며, 런던 북쪽으로 유대인들이 흩어지고 나서도 지금까지 베이글 카페들은 남아있다고 한다.
159 Brick Lane, Shoreditch E1 6SB (24시간, 매일 연다)

매거진의 이전글 런던에서 제일 잘 나가는 우동집 '고야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