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늘 커피믹스에 손이 갑니다. 출근했는데도 정신이 안들 때, 느끼한 점심을 먹었을 때, 일이 잘 안 풀리는 마감에. 유명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근처에 있고 회사에 바리스타가 상주하는 카페도 있지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커피믹스입니다. (사무실에서 커피믹스를 통해 세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와 70년대 생 몇몇 시니어 기자들만 마시니까요^^)
건강과 다이어트 관련해 이슈가 있는 걸 알면서 자꾸 손이 가는 건…. 익숙해서일 것입니다. 원두 커피가 대중화되기 전, 마실 수 있는 커피라고는 인스턴트 커피가 전부였을 때의 기억. 어려서 듣던 음악을 평생 듣는 것처럼 어려서 익숙한 맛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죠.
여기에 언제 어디서나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되는 간편함이란! 몇년 전부터는 해외 출장 트렁크에 커피믹스를 한 박스 넣어갑니다. 고향의 맛이 자꾸 생각나서요^^ 피곤하고 지칠 때, 시차 적응 안될 때 최고입니다. 처음엔 비웃던 사람들도 어느덧 조용히 “나 한 봉만 주면 안돼?” 하고 부탁하거든요.
저희 사무실에는 커피캡슐 기계와 ‘덕용’ 커피믹스가 함께 구비되어 있는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제 책상위에는 따로 몇 가지 대안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후배가 가져다준 동남아 커피 믹스, 간편한 드립커피…늘 깨어있어야 하고, 정신 번쩍 차리고 있어야 하는 우리 직장인들. 바쁜 일상에 익숙한 맛과 포장의 커피 믹스가 주는 위로는 갈수록 커져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