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브랜드는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매력적인 도시라고 하기는 힘든, 인구 40만명 정도에 미국 내에서 48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굳이 일이 있지 않다면 크게 갈 이유가 없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95년에 저는 한 학기 동안 이 도시에서 지낸 적이 있었고, 올해에만 트레이닝을 위해 두 번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갔을 때 독특한 발견을 했습니다. 굳이 한국인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는 이 도시 곳곳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미국내에서도 손 꼽히는 미술관 중의 한 곳인 Cleveland Art Museum에서는 일본과 함께 한국 미술 특별 전시가 진행중이었고 이 지역 주요 신문에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더욱 놀랐던 것은 제가 있었던 기간 중 가본 몇 안되는 레스토랑에서 한국 음식을 마주친 것이었습니다.
첫번째는 고추장 소스로 버무린 치킨 윙이었는데, 메뉴에도 ‘고추장’이라고 그대로 적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클리브랜드 미술관 내 카페테리아에 김치를 이용한 샌드위치를 팔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매우 흔한 음식을 색다르게 조리하여 내놓고 있었는데요. 김치 샌드위치는 맛보지 못했지만 고추장 치킨 윙은 아주 맛있었습니다. 우리에게 흔한 요리 재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해보는 일. 한식의 세계화란 이런 시도를 먼저 하는 사람들과 사례들을 발굴하고, 이를 알리고 도와주는 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