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의 기술
출장길 시카고에 도착하여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공항 이태리 식당에 지친 몸을 끌고 앉았습니다. 웨이트리스는 인사를 하면서 식탁 위에 있는 크레용을 잡고는 크게 자기 이름을 식탁보에 적더군요. 고객이 담당 웨이트리스의 이름을 까먹을까봐 그랬나봅니다.
문득 오랜 제약 영업 경력을 가진 과거 직장 상사가 최근에 낸 책 <MR 핸드북>에서 봤던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제임스 본드로부터 배우자’라는 소제목을 단 대목이었는데, 세일즈에서 고객에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소개하고 기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임스 본드는 항상 자신을 소개할 때 자신의 이름을 두 번 이야기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고객을 만날 때, “안녕하세요. 김 부장님. 영철입니다. ** 회사의 김영철입니다.”라는 식으로 자신을 소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고객은 보통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영업사원으로부터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처럼 영어 이름을 한 번에 알아 듣기 힘든 외국인 입장에서는 편하더군요.
만약 다음 번에 고객을 처음 만나는 자리가 있다면 명함을 건네면서 제임스 본드식으로 한 번 자신을 소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