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간다의 최강 소바집 마츠오(松翁)

레스토랑_도쿄

간다는 소바다! 이 일대에는 마츠야나 야부 소바처럼 100년 훌쩍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소바집이 많다. 문제는 이런 곳에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고 그러다보니 안자마자 빨리 먹고 빨리 나가야 하는 공장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작지만 맛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폭풍 검색과 힐탑호텔 직원들의 진지하고 강력한 추천에 따라 호텔 근처 마츠오우(松翁)로.

빌딩 사이 좁은 길에 자리해 찾아가기 쉽지 않았다. 구글맵 아니었음 포기하고 돌아갈 뻔. 20여 명 쯤 앉는 작은 공간에 점심은 11시 반부터 3시까지, 저녁은 5시부터 8시까지만 영업. 그나마 그날 준비한 면이 떨어지면 못 먹는다. 한쪽 구석에 제면실이 있고 이바라키 현의 메밀로 수타(데우치) 소바를 만든다.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건 덴푸라 소바인데 점심을 덴푸라 풀코스로 먹었으니 간단히 기본 중 기본인 자루소바와 가케소바로 결정.

기다리며 주위 테이블을 보니 다들 ‘소바마에’, 본격적 소바 식사 전 안주를 먹고 있다! 우리도 질 수 없어 바로 아나고 니코코리(붕장어 젤리)와 미소규리(된장오이)를 시켰다. 아나고를 오래 끓여 나온 젤라틴에 살을 발라 썰어넣었는데 부드럽고 쫀득하다. 미소규리는 오이를 잘라 짜지 않은 된장, 깨, 꿀을 섞은 소스에 찍어먹는데 상큼하고 물기 많은 오이에 소스가 잘 어울려 10접시라도 먹을 수 있을 듯했다. 500엔에서 800엔 정도, 가격도 착하다(물론 양은 적다). 담번에 다시 와서 다 먹어버리기로 혼자 결심.

드디어 메인인 소바. 원래 도쿄 근처 관동지역은 소바, 오사카 인근 관서 지방은 우동이 맛있다. 이 집 소바는 도쿄에서도 손꼽을 수 있을 정도. 자루 소바와 함께 소바쵸코 두 개가 나와 맛을 보라한다. 내가 보기엔 아무 것도 없이 비어있던데… 주인아주머니가 시키는 대로 소바쵸코를 마셔본 H에 따르면 아주 미묘하게 조금, 츠유가 담겨 있었다고. 일종의 테이스팅이다. 진한 맛은 간장을, 연한 맛은 가츠오부시 맛을 베이스로 하는데 국수의 식감이 최고. 가츠오와 간장으로 맛을 낸 뜨거운 국물을 사용한 가케소바는 소면처럼 얇은 자른 메밀면이 특징이다. 계절에 따라 유자껍질이나 시소를 아주아주 조금 넣는데 향과 씹는 맛이 잘 어울려 한그릇을 금세 비웠다. 개인적으로는 마츠야나 야부소바보다 맛있는 듯. 사람들이 왜 도쿄의 숨어있는 소바집이라 하는지 이해되었다.

일본술 셀렉션도 좋으니 저녁 일찍 가서 여러 가지 안주에 술 한 잔 하고 마지막으로 소바 한 그릇 먹으면 최상일 듯. 메뉴는 주방에서 한점씩 튀겨 가져다주는 텐지루 소바로 추천합니다! 저도 담번엔 텐자루로 먹으려구요

^^      東京都千代田区猿楽町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