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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Waku Ghin

싱가포르


레스토랑: Waku Ghin,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casino level 2

65-6688-8507


 “재료는 최고로, 양념과 조리는 최소로, 맛과 계산시 충격은 최대로….”


 메뉴는 딱 하나, 10가지로 구성된 테이스팅 코스 뿐입니다. 연말에 주말이 겹쳐 바쁜 싱가포르 레스토랑, 자리 얻기 쉽지 않아 호텔 콘시어주 데스크에 부탁해 마리나베이 샌즈에 자리한 ‘와쿠긴’에 갔습니다. 시드니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 ‘데츠야’의 셰프 와쿠다 데츠야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지난 2012서울고메 위크 때 한국에 오기도 했지요. 그의 레스토랑 ‘데츠야’는 영국 <레스토랑>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에 자주 이름을 올립니다. 식재료를 까다롭게 골라 단순한 조리법으로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프렌치 스타일로 해석한 일식? 일본식으로 해석한 프렌치? 뭐 이런 느낌을 줍니다. 


 와쿠긴은 마리나베이 샌즈의 카지노가 눈 아래 펼쳐지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슬럿머신과 갬블 테이블,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카지노의 화려한 조명과 장식이 어우러져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바에서 식전주를 마신 후 철판이 있는 작은 방으로 안내됩니다. 식사는 이곳에서 하는데, 도쿄 어디쯤에 있는 깔끔한 데판야키집을 연상하게 됩니다. 테이블을 책임지는 담당 셰프가 들어와 눈앞에서 굽고 자르고 조리를 합니다.



 우선 그날 사용할 식재료를 한 판 소개하고, 코스가 진행될 때마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네요.



 가츠오 다다키, 캐비어+성게알+생새우, 아나고와 프와그라 구이, 테즈매니아 산 전복구이, 캐나다 랍스터와 쇼트 파스타, 태스매니아 산 텐더로인 스테이크, 사가현 오오미 와규구이, 오차즈케로 3시간 동안 숨차게 이어집니다.


해산물을 기반으로, 이런 최고급 재료를 사용하는데 맛이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하겠다 생각 들 정도입니다. 양념이나 간은 최소화하고 조리 과정도 최소로. 정갈하고 신선한 맛을 강조합니다.



 “집에서 이런 맛을 내려면 어떻게 하면 돼?” 음식 나올 때마다 그 자리에서 재료나 레서피에 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습니다(비싼 값 치르니 개인교습이라도 좀 받아야…) 이렇게 식사가 끝나고 교토 우지의 교쿠로 차로 정리를 한다음 자리를 옮겨 프리 디저트, 디저트, 프티 푸르와 커피. 계산서를 보는 순간 뒷목이 당기고 현기증이 났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컨시어주 데스크에서 추천과 예약을 해주며 “좀 비싸다”고 할 때 그 ‘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는 시드니 데츠야가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저는 한달간 외식 금지! 어쨌건 맛있게 먹고 자정 가까이 되서 나왔습니다. 


 와쿠긴의 셰프와 소믈리에, 홀 매니저 대부분 일본 출신이었는데, 일본 음식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 일본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데츠야 같은 샐러브리티 셰프의 힘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능력있는 젊은 한국 셰프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조만간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해주겠죠?


 월요일 휴무, 디너 5시 반, 8시 두 타임 진행합니다. 예약시간보다 15분 늦으면 자리를 ‘날려’ 버리니, 조금 미리 도착하는 것이 나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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