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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Il Ghiottone


레스토랑: 일 교토네 Il Ghiottone, 교토


東山區下河原通塔ノ前下ル八坂上町 388-1


 “이탈리아에 교토라는 도시가 있다면? 상상력이 빛난 최고의 교토풍 이탤리언 레스토랑”


 2년쯤 전, 교토에서 시작한 주얼리 브랜드 니와카(한국에서는 세컨 브랜드인 ‘루시에’가 먼저 소개되었습니다)를 취재하러 간 출장, 아오키 도시카즈 대표는 자신의 비즈니스보다 교토의 장인과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데에 더 많은 신경을 써주었습니다. 그덕에 만난 수많은 멋진 곳 중 하나가 ‘일 교토네’였습니다.


교토의 상징인 야사카 오중탑 바로 옆에 자리해 테이블에 앉으면 유리창 너머로 탑이 보이는 명당에 자리잡고 있지요. 오너 셰프인 사사지마가 “이탈리아에 교토라는 주州가 있다면 이런 요리를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상상한 데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장소, 공간, 요리, 서비스 4가지 모두 최고를 목표로 하는, 최고급 교토 요리의 에센스를 더한 이탈리아 요리가 컨셉입니다.


 지난 번 출장길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H를 위해 도착 첫날 디너 코스로 폭풍 예약. 우연인지 지난 번과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게 되어 더 반가웠습니다.


  우선 북해도산 스파클링 와인을 한병 시켰습니다. 청사과 맛이 감도는 독특한 스파클링은 헝가리산 포도품종 zalagyongye(발음하기 어려워요)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 일본은 자국산 와인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습니다. 신슈, 즉 나가노 지역의 화이트 와인은 이미 상당 수준에 올랐습니다. 이 레스토랑에도 이탈리안 와인 소믈리에와 일본 와인 전문 소물리에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디너 코스는 안티파스토로 소라 프라이, 송어와 연어알 코넷, 두부 파나코타와 롭스터, 하모, 전복과 동과 스프, 정어리와 가지 샐러드 등 6가지가 연이어 나옵니다. 맛과 향, 식감이 매 접시마다 다르게 조화를 이루어 이것만으로 충분히 일 교토네를 방문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주재료, 부재료, 조리법, 플레이팅이 서로 겹치지 않게 하려면 얼마나 신경써야 할지, 각각의 재료 손 보고 준비하는 일은 얼마나 많을지, 집에서 음식 해보신 분들은 대번에 알아차리고 감동하실꺼에요. 



 프리모 피아티로 구운 은어를 넣은 스파게티 약간. 이어서 팥을 넣은 토르텔리니와 트러플을 뿌린 옥수수 리소토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프리모 피아티 마지막은 프와그라. 후우… 이쯤 되면 슬슬 숨이 가빠오지요.^^ 



 세쿤도는 가고시마산 돼지고기, 나가노와 이와테 쇠고기, 프랑스식 오리 세 가지 중 선택입니다. 나가노 산 쇠고기는 기름기가 듬뿍 배어서 입에 넣는 순간 진짜 녹는 기분입니다. 이와테 산 쇠고기는 지방질이 덜한 부분이라 씹는 맛을 느낄 수 있지요. 우아한데 과하지 않은 음식. 자기 매력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기분 좋은 자신감이 배어있는 요리였습니다. 


 만화 <맛의 달인>에서처럼 “오옷, 입 안에서 봄의 생명력이 폭발하는 것 같아… 어쩌구” 하는 장면을 생각하면…좀 과장이겠지만 뭐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맛있기로 유명한 교토의 채소를 정말 상큼하게 조리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이세키의 모던 이탈리안 버전이라 할까요? 이탈리언 요리라기보다 교토 요리, 사사지마 셰프의 요리인 거죠.


 가격 대비 만족도 최고입니다. 도쿄 마루노우치에도 분점이 있고 교토 카모 강 근처에 20여석 규모의 ‘쿠치네리아’도 오픈해 예약이 아주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 본점 추천입니다. 


 이날은 여기저기 레스토랑을 관리하느라 바쁜 사사지마 셰프가 마침 본점에 있어서 짧은 일어로 폭풍 칭찬&감사 인사! 코스도 좋지만 단품으로도 부담없이 맛봐 달라고 합니다. 계절마다 가장 맛있는 어패류와 채소를 골라 최상의 조화를 고민해 만드는데, 겨울철에 선보이는 복어와 파로 만든 파스타는 정말 특별하다네요. 교토에 들리신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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