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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4. 2019

‘Fodder Factory’

베이징 현대미술 중심지에서 사천요리를 먹다

레스토랑: 베이징


자유롭고 편한 798 지역, 근처 갤러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점심을 먹으러 자주 오는 캐주얼한 레스토랑이다. 옛날 황제가 말에게 풀을 먹이던 곳이어서 ‘草料廠’이라고 이름 붙였단다. 뭐라고 읽는지 들어고 잘 모르겠는데 영어로는 ‘Fodder Factory’라는 상호를 쓴다. 70,80년대 소품으로 인테리어를 했는데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다.


자리에 앉으면 멜론과 참외가 섞인듯 상큼하고 아삭한 맛을 자랑하는 신장 지역의 명물인 ‘하미과’가 나온다. 기분이 좋아져 맥주부터 주문. 내가 아는 중국 맥주란 칭다오가 전부인데 산동성의 ‘태산맥주’를 마시기로. 7일 동안만 유통을 해서 신선한 것이 특징이란다. 그리고 끝없이 나오는 음식들. ‘사천식을 기반으로 한 가정식’이 특징인 곳이라니 이것저것 주문. 


우선 닭고기 캐슈넛 볶음, 생선튀김을 먹었다. 이쯤에서 등장한 운남성의 백주. 52도라 냄새만 맡아도 취하겠는데 일행들은 기분 좋게 몇 병이라도 비울 기세. 중국이니 역시 돼지고기가 메인이가. 돼지갈비튀김, 삼겹살 버섯볶음을 먹고 ‘구색을 맞추려고’ 채소요리를 시켰는데 오이 무침과 가지 튀김이 너무 맛있어 혼자 거의 다 먹은 듯하다. 두부탕을 먹고 다시 정신차린 후 마라새우볶음이 나왔다. 마라소스를 좋아해 자주 먹지만 한국에서 먹는 맛과 다르게 입 안이 시릴 정도로 ‘화자오’라고 불리는 산초 열매가 마취(麻)시키며, 건고추가 매운(辣) 맛을 더해 묘한 중독성이 느껴진다. 고수와 건고추를 곁들여 서양의 프렌치프라이와 다른 이국적 풍미의 감자튀김을 맛보고 볶음밥을 마무리. 마라톤 전 코스를 완주한 듯, 먹다 지쳐버렸다^^. 

 

10년 동안 베이징에서 분투하며 자리를 잡고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후배는 이제 든든한 동료가 되었고 모처럼 20여 년 전 함께 취재다니고 촬영다니던 추억을 나누었다. 다양한 재료를 간단하고 호쾌하게 조리해 푸짐하게 차려낸 테이블 덕에 옛날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고 즐거워졌다.


123 Caochangdi Village Chaoyang District
朝阳区 草场地村123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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