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할 때는 몸을 움직여야 한다죠. 바쁜 한 주 지내고 이런저런 생각 복잡한 저녁, 주방으로! 언제까지 나이 든 어머니 김치를 얻어다 먹어야 하나 부끄러움에 올해부터 김치를 직접 담그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른 김치야 오랜 수련이 필요하지만 깍두기와 오이소박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맛없을 경우에도 꾹 참고 먹을 수 있는 소량으로 연습중입니다.
무는 겨울이 맛있지만 봄에도 살짝 절여 깍두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이 열 개로 아삭하게 소박이를 만들었습니다. 우선 뜨거운 소금물에 잠깐 오이를 절여 놓습니다.
부추와 청홍고추, 액젓과 새우젓, 고추가루, 매실청 약간 넣고 섞어 소를 만들어 십자모양으로 잘라 놓은 오이에 채워넣으면 끝. 소에 넣을 부추는 약간만 필요한데 슈퍼나 시장에서 파는 부추는 양이 지나치게 많아 항상 남곤 하네요.
어쩔 수 없이 남은 부추로 부추 김치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역시 밀가루나 찹쌀로 풀을 쑤어 고춧가루, 액젓, 청홍고추 넣어 버무리면 끝. 두 사람이 한달 정도 먹을 분량이라 부담도 없습니다.
지난 주말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김치를 꺼내 저녁을 준비합니다. 복잡한 양념과 조리법까지 아니어도 새로 딴 오이와 부추만으로 충분히 맛있으니 용기백배. 인생도 이렇게 간단한 재료로 맛을 낼 수 있으면, 실수나 실패가 생긴다 해도 털고 일어날 정도만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