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여수오동도
[레스토랑: 여수오동도, 서울]
봄이 오는 듯하더니 다시 춥다. 뭐 그래도 다시 따뜻해질 테고 언제 봄이 왔다 하다 날씨 더워지며 바로 여름이 되겠지.
봄에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도다리쑥국인데 통영이나 여수 같은 곳에 여행 가서 먹으면 좋으련만 가길 어디 가나 ㅠ
해서, 아쉬운 대로 일하다 중간에 봄맞이 보양을 하러 대치동의 여수오동도로!
시작은 봄철 쭈꾸미 숙회다. 봄철에는 알에 모든 영양이 집중되니 살의 맛과 식감은 겨울보다 훨씬 떨어진다. 그래서 주꾸미 머릿속 가득한 알이 맛의 핵심인데 초장에 버무린 미나리가 함께 나온다.
상쾌하고 새콤한 맛을 좋아하면 문제없지만 쭈꾸미의 맛이 가려진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듯.
식사는 도다리쑥국으로. 솜씨 좋았던 친할머니의 봄철 도다리 쑥국은 쌀뜨물에 무 한 조각, 다시마만 넣어 국물을 내고 집된장을 약간 푼 다음 그리 크지 않은 봄철 도다리를 토막 쳐서 넣고 마지막에 어린 쑥을 잎만 넣고 끓여내는 것이 레시피.
여기는 큼지막한 도다리 토막을 넣고 쑥을 듬뿍 넣어 시원한데 쑥은 많이 익으면 쓴맛이 나니 한소끔 끓여 바로 먹는다. 쑥은 따로 리필 가능하다.
이 집은 새조개로도 유명한데 이제는 철이 지났다고. 좌식 마루를 개조한 다음 의자와 테이블을 들인 것이라, 신발을 벗어야 하는 구조라 끈으로 꼭꼭 묶는 신발 신고 갔다가 난리.
오던 봄도 다시 밀쳐버리는 기상 이변 때문에 제철 음식 먹기도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