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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5. 2019

토요일 오후처럼, 편안하고 유쾌한 파스타

합정동 오스테리아 샘 킴

간단하고 맛있는 파스타가 먹고 싶다 했더니 남편이 “가자”고 한 곳이 합정동의 ‘오스테리아 샘킴’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한 셰프라 커다란 레스토랑을 열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눈에 편하게 들어오는 공간. 벽쪽 2인용 테이블이 줄지어 있는데 덩치 큰 사람이라면 편하게 식사하기 어려울 듯, 작고 좁은 편이다. 4인 테이블이 창가에 자리하고 중앙에 긴 테이블과 주방을 바라보는 바 카운터가 전부인데 천장이 높아서 시원한 느낌. 토요일 좀 이른 점심에 갔는데 테이블이 거의 다 찬듯,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가 어렵다. 



피에몬테 가비 화이트 와인을 시키고 전채로 프로슈토와 루콜라, 구운 문어와 라디치오 선택. 파스타는 보타르가를 곁들인 봉골레. 보타르가(어란)는 독특한 식감과 맛, 향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날 파스타는 부드러운 조갯살과 잘 어울려 바다향을 듬뿍 전해주었다. 또 다른 파스타는 쇠꼬리 라구 탈리아텔레. 가장 좋아하는 파스타가 라구파스타라 여기서도 시켜보았다. 꼬들거리는 고기에 부드럽고 탄력있는 면이 잘 어울린다.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라구인데 위에 올린 생파슬리가 잡아준다. 디저트는 티라미수와 바바 단 두 가지로 단출한데 부드러운 티라미스와 커피로 식사 마무리. 소화를 위해 마지막은 그라파 한 잔.



바 카운터에서 식사를 하다 보니 조리대와 거리가 워낙 가까워 손님 눈길 때문에 일하는 직원들이 신경 쓰일 듯해서 애써 고개를 돌리려다가도 분주하게 칼질하는 손과 지글거리며 고기 굽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목을 빼고 쳐다보게 된다. 토요일 오후처럼 부담없고 상쾌하고 무겁지 않은 파스타. 조용한 카리스마로 모든 접시를 확인하던 샘 킴 셰프와 식사를 마친 우리에게 서빙을 맡은 스탭분이 환한 얼굴로 ‘셰프님과 사진 찍지 않겠냐’고 제안해 당황. 우리도 셰프도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기도 이상해 얼떨결에 샘 킴 셰프와 H가 함께 레스토랑 명패 앞에 서고 내가 핸드폰으로 투 샷을 찍는 일이. 민망한 내 손은 서둘러 촬영을 하느라 표정이나 앵글 확인할 여유도 없었고 결국 사진은... 미안합니다, 두 분.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3길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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