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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ul 02. 2019

워싱턴 대학 안의 작은 보물

시애틀여행#4  헨리 아트 갤러리

[HER travel : 미국 시애틀, 헨리 아트 갤러리]


날씨는 흐리고 캠퍼스는 너무 넓어서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호텔로 돌아갈까 하는 길에 멀리서 눈에 들어온 곳이 ‘Henry Art Gallery’였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워싱턴주에서 처음 세워진 미술관이다, 1926년 시애틀의 사업가 호레이스 실버 부부가 10만 달러와 150여 점의 그림을 기증했고 워싱턴 대학교 건축학과를 처음 만든 칼 굴드 (Carl F. Gould) 교수의 설계로 1927년 완공되었는데 70년이 지난 1997년 크기를 4배로 키운 지금의 모습으로 확장되었다.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헨리 아트 갤러리는 현대미술작가들을 소개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1920년대에 이미 청기사그룹(파이닝거, 야블론스키, 칸딘스키, 폴 클레)의 전시를 열었고 1950년대에는 미스 반 데어 로에, 알렉산더 칼더, 벅민스터 풀러 등이 예술의 아이콘이 되기 훨씬 전 그들의 전시를 열었다. 마야 린, 키키 스미스 등의 전시도 이곳에서 열렸다. 2003년에는 제임스 터렐의 Skyspace 시리즈인 ‘Light Reign’을 설치했는데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깨끗하고 깔끔한 공간에서 칠레 출신의 작가 세실리아 비큐나(Cecilia Bicuna)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버려진 물건과 사람, 풍경을 탐구하는 그녀의 작업은 뭐라 한 마디로 단정짓기 어려운데 개념미술이면서 공예작품이기도 하고 텍스트 작업이며 텍스타일 작업이기도 하다. 비디오아트, 랜드 아트, 설치, 드로잉 등 장르나 카테고리로 설명할 수 없는 작품들은 묘하게 서정적이다. 오래 전 휘트니뮤지엄에서 몇 작품을 본 후 미국 최초로 열린 이 단독 전시를 볼 수 있었다니 운이 좋았다.


졸업시즌이다 보니 나머지 공간에서는 미술과 디자인 전공생들의 전시가 열려서 참신하고 재미난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었다. 방학 때라 인적이 드물어서 거의 단독 관람 같았는데 대학 부설 미술관치고는 공간도 전시도 훌륭해서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경험! 15th Avenue NE and NE 41st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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