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는 늘 막연한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흐리고 비가 자주 오는 황량한 북쪽, 그러나 여름에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0년 만에 다시 간 스코틀랜드, 공항에 내리자마자 우리를 맞아주는 것은 축축한 늦가을 비.
이번 출장은 블렌디드 위스키로 유명한 발렌타인이 새롭게 출시하고 있는 싱글몰트 라인의 신제품 글렌버기 12년 산의 출시 때문이었다. 젊고 개성 강한 위스키 소비자를 위해 11월 말 선보일 이 위스키를 한국 프레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한 것. 창업자인 조지 발렌타인의 서재를 복원해 놓은 조지 발렌타인 하우스에서 간단한 시음과 새로운 위스키 설명을 듣고 증류기가 설치된 곳으로 향했다. 맥아를 발효시키는 커다란 통에서 시큼한 냄새가 피어오르고 구리로 된 증류기들이 줄지어 서있다. 가장 완벽한 상태로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몇 년 전 최신 설비로 개조했다고 한다. 6명의 전문가들이 철저하게 준비된 매뉴얼대로 위스키 제조 공정을 관리한다.
건물 앞 세워진 표지판에는 서울까지의 거리가 적혀 있었다. 위스키를 워낙 많이 소비하기 때문일까? 가장 먼저 위스키를 공개할 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하긴 한 것 같다. 역시 숫자가 힘, 판매량이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