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기 위한 기본 소양
요리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바로 재료 준비이다.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를 구하는 것, 그리고 그 재료를 요리에 알맞게 손질하는 것이 요리에서 80%를 차지한다. 이때 재료는 메인 요리에 어울리는 방법으로 손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맛을 내는 요리가 될 수 없다. 스테이크용 소고기는 적당한 두께가 있어야 육즙이 가득한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불고기용 소고기는 얇게 져미듯이 손질해야 양념이 골고루 베어 맛을 느끼고, 국거리용은 한입에 쏙 들어갈 수 있게 깍둑썰기로 요리해야 한다. 요리처럼 우리말도 80%에 달하는 기본 소양을 갖추어야 품위 있고 센스 있게 말을 잘할 수 있다.
“만일 내게 나무를 베기 위해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우선 나는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쓸 것이다.” 하고 에이브러햄 링컨이 말을 했다. 이처럼 어떠한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 어떠한 기본 소양을 갖추어야 할까?
첫 번째 소양은 경청이다.
경청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다. 모두가 경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왜 경청을 말하고 또 말하는 것일까? 그만큼 경청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청의 사전적 의미는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을 말한다. 그럼 귀를 기울여 잘 듣기만 하면 경청인가? 경청은 귀를 기울여 듣고 상대의 말을 존중하고 상대의 말에 공감하며 그 공감에 기반한 배려있는 리액션이 동반되어야 한다.
경청을 잘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1. 2초의 미덕
상대의 말이 끝나고 내가 반응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사실 1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1초는 고사하고 상대의 말꼬리에 내 말소리가 겹치는 경우도 많다. 사고하는 사람이 어떻게 상대의 말을 판단하는데 1초가 채 걸리지 않는 것일까? 이는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체로 상대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상대 말의 앞부분만 듣고 스스로 결론짓고,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생각해둔다. 그리고 상대가 말을 끝내려 하면 내가 먼저 말하려고 시동을 걸고 기다리다, 빵~ 하고 치고 나가는 것이다. 경청은 상대의 말을 끝까지 잘 드는 것이다. 상대의 이야기가 끝나고 생각할 시간 2초. 이게 바로 2초의 미덕이다.
2초의 미덕을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이 반감을 표한다. 그 2초 동안 다른 사람이 말을 해버리는 게 이유다. 말은 꼭 많이 해야 잘하는 것이 아니다. 꼭 필요한 순간 꼭 필요한 말을 하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것이다. 꼭 필요한 순간 꼭 필요한 말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야 한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내 말을 이어가는 2초의 시간. 경청의 미덕을 갖추어보자.
2. 상대의 관심사를 이끌어 내라.
사람은 누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말할 때 즐거워진다. 내가 많이 아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등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게 된다. 혹여 골프에 관심이 많은 상대에게 “저는 골프에 대해 잘 몰라요. 배우고 싶은데..” 이 한마디면 상대는 저명한 연사들과 맞먹는 열정으로 골프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 혼자 이야기하다가 나에게 오늘 대화 너무 즐거웠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듣기만 했는데 말이다. 예로 데일 카네기는 디너파티에서 식물학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의 이야기만 40분 동안 들었다고 한다. 파티가 끝나고 식물학자는 데일 카네기라는 사람은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데일 카네기는 단지 듣기만 했을 뿐인데 말이다. 이처럼 대화를 잘 이끌어 가는 사람은 상대의 관심사를 파악해 그것을 대화 속으로 이끌어 낸다. 그럼 상대는 나와의 대화에서 흥미를 느끼게 되고 나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에게 생긴 호감은 그 사람에게 마음의 빗장을 여는 큰 열쇠가 되어준다.
말을 잘하는 것은 내 말이 상대의 마음에 온전히 안착되는 것이다. 상대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진심으로 경청하여 상대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도록 하자.
3. 내 말은 그 뜻이 아니었어요.
우리의 단어는 어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 은 정말 하나가 죽어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종대왕님이 만들어주신 한글은 표현법이 참 다양하다. 그중에 반어법이 있다.
반어법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반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잘한다~” , “잘~한다”이다. 상대는 “잘~한다”라고 말했는데 나는 “잘한다~”로 받아들인다면 결국 상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반어법 이외에도 많은 비유법을 활용해 대화한다. 우리는 이런 비유법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이 상대의 말을 잘 들으며 전후 상황에 맞추어 의미를 유추해야 한다. 상대의 말 뜻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을 그리고 상대의 상황을 정확히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4. 모르겠으면 물어보자.
상대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의외로 핵심을 콕 집어 말하는 사람이 드물다.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이런 의미로 이야기한 것인지, 저런 의미로 이야기한 것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다시 한번 물어보자. “이렇게 이해했는데 제 말이 맞을까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대화를 하는 경우 대화는 겉돌게 된다.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으니 그 대화가 한 곳으로 모일 리가 만무하다. 그러니 내가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느낌이 들거나 대화가 겉도는 느낌이 들면 그 즉시 대화의 방향성을 한번 확인하는 것이 말 잘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