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귀 밝은 밤

by 빛의골방





저는 저녁형 인간입니다.

게다가 심한 저혈압 환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참 힘이 듭니다.

그런데 다행히 잠은 많아서

머리만 대면 기절하고,

한번 잠들면 밖에서 천둥 번개가치고

한일전 축구 경기에 온 동네가 밤새 들썩거려도

잘 안 깹니다.


그런 제가 엄마가 되었습니다.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첫날.

너무 걱정이 되었습니다.


'애가 깨서 우는데 내가 못 일어나면 어떡하지?'


하지만 기우였습니다.

울기는커녕 "낑~"잠꼬대 소리 한 번에도

놀라 눈이 떠집니다.


자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서

애기가 잘 자고 있나

엎어지진 않았나

숨은 쉬나 확인합니다.


두 시간에 한 번씩 깨서

젖을 물리고, 또 기저귀를 갈아 줍니다.


아이가 아플 땐,

아예 못 자기도 합니다.


아이가 아프다고 밤새 울면

나도 같이 밤새 웁니다.

열 체크를 해가면서

해열제를 타 먹이면서

기침소리에 등받이를 세워주면서

아이가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들 때까지.

그렇게 아침 해를 밤의 얼굴로

맞이합니다.


조금 크면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왠 걸요?

자다가 쉬가 마렵다며 깨고

성장통에 다리가 아프다며

몸부림을 치며 깹니다.

무서운 꿈을 꿔서 일어나 울기도 하지요.


그런데 참 신기합니다.

저는 엄마로 살며 하루도 편히 잔 날이 없는데

남편은 남일인 양 참 잘도 잡니다.




참 신기합니다.

34년을 잠꾸러기로 살아왔는데

지금은 아이의 숨소리만 달라져도

잠이 깨니까요.


그게 엄마인가 봅니다.


우리 엄마가 왜 그렇게 잠귀가 밝았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keyword
목요일 연재
이전 04화서울대 어린이 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