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면

by 빛의골방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단다.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네 또래의 아이들에게 눈길이 가고,


아침에 눈을 뜨면

거울에 비친 내 얼굴 확인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먼저 네 눈을 마주치고

네 얼굴을 닦아 주느라 바쁘단다.


쇼핑을 참 좋아했었는데

내 위시리스트를 채우기보다

네가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살 때 더 기쁘고,


행복한 일은

뭔가 특별한 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밤 네가 잠든 모습 속에서

행복을 만난단다.


시간이 참 느리게 가는 기분이었는데

별일 아닌 것에 웃고, 울고, 감동하고, 걱정하고, 속상해하다 보니

하루가, 일주일이

어느새 한 해가 훌쩍 지나갔고,


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말

거짓말이라고 생각했거든?

네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배가 불러.


사실 엄마는

쉽게 포기하고, 의지박약이었는데

진통이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절대 포기할 수가 없었어.


그리고 평소에 남들 앞에서

잘 울지 않는 편이었는데

왜 이렇게 사소한 일에도

눈물이 많아졌을까?


네가 잘 먹지 않을 때에도,

네가 잠을 자지 않을 때에도,

네가 첫걸음을 뗄 때에도,

네가 많이 아플 때에도,

심지어

네가 엄마를 보며 환하게 웃어 줄 때에도

자꾸만 고장 난 수도꼭지가 되어 버린단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일이 뭔지 아니?

‘나’밖에 사랑할 줄 몰랐던 내가

나 아닌 ‘널’ 사랑하게 된다는 거야.


엄마가 된다는 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만나고, 배우고, 느끼면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 같아.


고마워.

엄마의 사랑으로 태어나 줘서,

그리고

나를 엄마로 태어나게 해 줘서.

keyword
목요일 연재
이전 06화막장 독박 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