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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Dec 30. 2019

지하철은 출발할 거야

-오늘도 힘겨운 취준생에게-


취업 고민이 이래저래 많은 요즈음, 취업 특강 같은 것을 듣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체계적으로 준비할 방향성을 얻었다는 안정감보다는,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나 자신을 대면하는 것만 같은 기분 탓이다. 하지만 수능을 망친 고3이 아무렴 성적표를 확인하기 싫을 지라도, 일단은 확인하고 상심해 봐야 이후의 전략 수립이 가능하듯, 나 또한 아픈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준비를 하는 수밖에.


영화 <기생충>의 감독 봉준호가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간다.


'영화에서 남의 집에 기생하는 인물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거에요. 그들이 결코 무능력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거죠. 그럼에도 방치된 채 살아왔던 거에요. 오늘날 젊은이들도 비슷한 것 같아요. 능력이 없는게 아닌데 이 사회가..."(혹여나 스포가 될까봐 줄인다. 어차피 인터뷰 내용도 내멋대로 각색한 거지만).


아무튼 주위를 둘러보면 열심히 살고, 능력이 출중한 젊은 친구들이 정말 많다. 사람은 많은데 길이 좁으니 미어터질 수 밖에. 간혹 출퇴근 만원 지하철에 탈 때면, 미어 터지는 사람 틈에서 화를 내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왜 자기를 미냐는 것이 분노의 이유다. 하지만 상대도 밀고 싶어서 민 건 아니다. 그 또한 밀리고 밀렸을 뿐이며, 그 상황이 너무도 싫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다.


아무렴 이유없이 화가 치밀고, 분노의 대상 또한 불분명할지라도 결국 지하철은 출발하여 우리의 목적지에 가듯이, 내 캄캄한 지하철도 동굴을 뚫고 언젠가 지상으로 나아가겠지. 그러니 괜히 울지 말자. 너무 속상해 하지 말자.


"난 계획이 있으니까."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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