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련히 전해질 테니-
요리사는 불과 친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를 통해 인간이 문명을 이룩한 큰 원동력 중 하나가 불이라 했으며, 또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줬다가 쫓겨나지 않았는가. 하기야 날 것의 것을 익힌다는 것, 그리하여 못 먹는 것을 먹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불은 생명력의 원천에 비견할지도 모르니 프로메테우스가 쫓겨난 이유도 영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불이 만물의 근원 중 하나라고 하지 않았는가. 물론 그같은 발언은 오늘날 우리에게 불이 그저 도구로 사유된다는 점에서 큰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지만,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불없이 살 수가 없다는 점만큼은 차이가 없지 싶다.
오늘날 불이 가지는 '뜨거움'이라는 속성은 열정이나 사랑에도 곧잘 차용되는 속성이다. '불타는 열정', '뜨거운 사랑' 등등 예는 수없이 많다. 왤까. 무엇이 불로 하여금 열정과 사랑의 속성을 대변하게 했을까. 짐작건대, 불은 안에서부터 끌어올라 밖으로 하염없이 발산하는 생성의 원리를 간직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말해, 열정이든 사랑이든 그 결과나 대상이 필요로 하기 마련인데, 그것들에 일말의 변화--가령 뜨거움이라는--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해서, '나'가 '너'를 '뜨겁게' 사랑한다면, 그건 그저 나의 입 밖에서 차갑게 증발해버리는 물 따위의 것이 아니라, 적어도 '너'에게 그 온기가 전해져야 한다는 것, 바로 여기에 불이 차용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말 뿐인 것들이 가득한 시대에서 너 사랑 만큼은 온기를 잃지 말아라. 아무렴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다, 너 옆에만 가도 뜨겁게 달아오른다면 그것이 곧 너의 마음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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