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뇌, 인성과 미래인재의 핵심역량을 만들다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면서도 변화가 빠른 사회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활동할 사회는 이런 변화가 일상화되어 있을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미래인재’라는 타이틀에는 공감능력이 빠지지 않는다. 타인과의 공감을 통해 빠른 변화에 대응하며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감이 중요해지는 것은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협업과 적응력의 문제도 있지만 자신을 이해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족과 행복을 느끼고 때로는 역경에서 안전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감은 그저 동일하게 같은 감정을 느끼는 동감(sympathy)과는 다르다. 훨씬 더 다양한 뇌가 활성화되어 연결되어야 하고 뇌의 균형을 필요로 한다. 자기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유지하면서 타인의 입장에서 보이는 세상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감은 고차원적인 뇌의 발달과 균형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과 익숙한 영역을 중심으로 인식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감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에게 익숙한 입장과 생각을 기준으로 해석하고 반응하는 것이 즉각적이고 쉽다. 하지만 자신의 기준을 잠시 미뤄두고 타인의 생각, 감정, 입장을 생각한다는 것은 좀 더 복잡하다.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많아진다. 자신을 멈춰서 세워두고 맞은편에 있는 상대에게 주의를 돌려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다시 종합하여 생각하고 판단한 다음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감은 고차원적인 주의와 의식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공감은 뇌의 여러 기능이 잘 연결되고 통합되어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고차원적인 전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으면 공감은 불가능하다. 전두엽이 발달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공감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대로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뇌의 연결성과 발달이 좋을 수밖에 없다. 공감은 단지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기능적 발달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에 공감능력을 발휘하는 뇌를 평소에 잘 쓰지 않으면 해당 부위가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뜻대로 공감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뇌는 활용하면 활성화되고 활용하지 않으면 비활성화되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공감은 길러지고 키워지는 능력이다. 공감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직업(특히 정신과 의사)에서는 의도적으로 공감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을 하는 이유다.
공감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은
자신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타인의 감정과 생각, 입장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인식능력(self-awareness)이다. 왜냐하면 공감할 때 활용되는 정보나 상황은 타인의 것이지만 이를 느끼고 해석하는 것은 자신의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신을 인식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인슐라(insula: 뇌섬엽)는 공감능력을 발휘할 때도 그대로 활용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스템이 잘 작동되어야 공감능력도 원활하게 발휘할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인식능력도 확장되고 이는 다시 타인을 이해하는데 그대로 활용된다는 의미다. 그러니 자신을 부정하고 수용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타인을 공감하는 문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과 기대, 동기, 행동을 이해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른들은 스스로 가능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하기 힘들다. 그래서 아이들의 감정과 기대, 동기를 잘 수용해주고 표현하며 상호작용하는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공감은 자신이 받아 본 배려나 존중으로부터 시작되고
불필요한 내적 갈등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은 자신에 대한 이해능력이 높기 때문에 자기존중감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공감이 자신이 받아 본 배려나 존중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의 공감능력은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는 경험을 통해 시작된다. 부모로부터 공감받고 존중받는 경험의 정보들이 자신과 다른 대립적 상황을 해석하고 대응하는데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감능력은 존중과 배려가 상호작용되는 환경과 문화가 중요하게 된다. 공감능력은 불필요한 내부적 마음의 갈등을 없애고 타인과의 불필요한 외부적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서 세상을 보다 안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가져다준다. 공감능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생각, 감정, 입장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높고 이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데 능숙하다. 자기인식 능력은 공감이라는 창을 통해 대인관계와 같은 축에서 연결된다. 이것은 곧 사회생활의 리더십과 연결된다.
부모의 경청은 공감의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틈을 만든다.
공감능력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바탕은 ‘경청’이라고 할 수 있다. 경청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타인의 말을 들어보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각은 의도를 기반으로 주의가 집중된 곳에서 선택적으로 일어난다. 타인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은 '생각의 틈'을 만든다는 것이다. 경청하는 동안 머리 속으로 타인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과 입장을 그 틈을 통해 생각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의 뇌는 나에서 너로 주의와 관점을 전환하며 상호작용하고 그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경청은 곧 상대를 인정한다는 의미이고 자신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극복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하기, 모방하기 놀이는 아이들의 관점수용능력을 향상시킨다.
공감을 높이는 또 다른 기초는 관점수용능력이다. 필요할 때마다 자기중심의 관점을 자유자재로 타인의 관점으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방과 학습의 기초가 되는 거울뉴런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거울뉴런은 상대의 행동을 보거나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행동하는 것과 똑같은 영역이 활성화되도록 기능한다. 거울뉴런을 활성화하는 데는 모방이 최고의 명약이다. 타인의 표정과 모션을 따라 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 설명하거나 전혀 다른 언어를 쓰고 있는 외국인들과 놀아 보거나, 부모와 입장을 바꿔 역할극을 하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공감은 자신의 이해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공감의 대상은 타인이지만 공감의 혜택은 결국 공감을 시도하는 자신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2018년 6월 기대하던 책이 나왔습니다. 매거진의 내용을 정리하고 사례와 솔루션을 엮어 새로운 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아이들의 뇌를 이해하는 자녀교육을 위한 부모들의 자존감, #빅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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