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명상의 주의조절은 통증의 고통과 자신을 분리해서 인식한다.
마음챙김 명상을 하면 통증이 감소하고 통증에 따른 불쾌감과 불안, 우울도 감소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존 카밧진이 마음챙김 명상으로 유명한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을 만들어 시행할 때도 주된 대상이 만성통증 환자였다. 통증을 호소하는 만성질환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시행하면 통증이 감소했었다. 일상을 따라다니는 크고 작은 통증 속에서 마음챙김 명상 진통제를 소유하는 것은 꽤나 실용적일 수 있겠다.
어떻게 이런 효과들이 나타나는 것일까? 부족하기는 하지만 이런 원리가 과학적으로 규명되는 시도는 최근의 일이다. 2022년 가장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뇌에서 통증 감각과 이를 인식하는 뇌 부위의 연결이 약해지면서 통증 강도가 줄고 통증 불쾌감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뇌에서 통증 신호의 전달이 잘되지 않는 방식이다. (뇌에 수신된 감각 정보를 뇌의 다른 부분에 전달하는 시상과 신호를 인식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기본 모드 네트워크의 동기화가 감소와 관련된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이 뇌의 활성도와 뇌 연결을 조절하는 힘을 키워준다는 의미다. 전기 공급을 조절해서 전구의 불 밝기를 조절하는 것과 비슷하다. 마음챙김 명상은 ‘의도적으로 주의를 조절해서 자신 생각과 감정, 감각 등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경험)하는 훈련이다. 의도적으로 주의를 조절하는 훈련이고, 거리를 두고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훈련이다. 이런 반복된 관습은 감각뿐만 아니라 생각과 감정, 외부의 자극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뇌에도 그대로 영향을 준다.
통증을 느끼면 불쾌한 감정과 생각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면서 통증과 적극적으로 싸우게 된다. 통증을 인식하는 네트워크는 강해지고 다른 신호들보다 통증 신호가 우세하게 전달되고 통증은 더 크게 느껴지게 된다.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느껴지는 통증을 판단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있는 그대로, 거부하지 않고 수용적으로 인식한다. 같은 경우라도 나의 고통과 다른 사람의 고통은 다르게 느껴진다. 쉽지 않지만 나의 통증을 제3자처럼 거리를 두고 관찰할 때 통증을 전달하고 인식하는 네트워크의 연결은 약해진다. 하지만 주의를 조절해서 생각, 감정, 감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주의를 조절하는 훈련‘이다고 강조하고 싶은데,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주의(비판단적 주의조절), 자극이나 생각, 감정, 감각을 회피하지 않고 수용적으로 직면하는 주의(개방적, 수용적 주의조절)를 훈련하는 셈이다.
비판단적 주의조절 능력은 거리를 두고 판단하지 않고 인식하기 때문에 몸의 통증과 그 통증 때문에 생기는 부정적 생각과 감정으로 인한 고통을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고통의 총합은 줄어들게 된다. 감정과 감각의 과잉 활성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용적 주의조절은 좋은 것은 끌어당기고 고통스러운 것은 저항하거나 회피하려는 자동반응성을 줄여준다. 통증 감각에 대한 수용적 태도는 통증을 강화하지 않고 통증을 대처하는 방법을 찾도록 공간과 통로를 만들어 준다.
주의를 조절하는 방식의 변화는 우리가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바꾼다. 경험과의 관계, 통증을 경험하는 관계를 바꾼다. 이는 뇌에 그대로 반영되어 뇌가 통증의 고통을 조절하도록 변한다. 이런 결과들은 명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에 찾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좀 더 상세한 연구 내용들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앞에서 예시를 든 연구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주립대학교의 파델 지덴(Fadel Zeidan) 교수 팀의 연구다. 여기에서 마음챙김 훈련 그룹과 오디오북 훈련을 대조군으로 실험한 것인데 마음챙김 명상 참가자의 통증 강도가 32%, 통증 불쾌감 33% 감소했다고 한다. 통증 감각을 전달하는 뇌 부위(시상)와 이를 인식하는 뇌 부위(디폴드모드 네트워크)의 동기화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런 연결이 더 많이 분리되거나 비활성화될수록 더 많은 통증 완화를 보고했다.
파델 지덴(Fadel Zeidan) 교수는 지속적으로 마음챙김 명상과 통증과의 관계와 뇌 반응을 연구하고 있는데 2015년 연구에서는 마음챙김 명상 그룹의 통증 강도가 27%, 통증 불쾌감 44% 감소했다. 여기에서는 마음챙김 명상, 오디오북 듣기의 유약 명상, 위약 진통 크림(바세린종류)등 다양한 그룹을 비교했는데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한 그룹의 통증 감소가 가장 컸다.
마음챙김 명상이 위약보다 더 효과적이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여기에는 특징적인 결과가 있다. 마음챙김 명상은 자기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안와전두엽, 전대상피질)이 활성화되면서 통증이 감소했지만 위약 크림은 통증 처리 영역(2차 체감각 피질)의 뇌 활동을 감소시켜 통증을 감소되었다는 사실이다. 마음챙김 명상이 자극에 대한 조절력을 강화시킨 것이다. 또한 마음챙김 명상만이 통증 감각정보를 전달하는 뇌 부위(시상)를 비활성화시켰다. 통증 감각이 줄어든 것이다.
파델 지덴(Fadel Zeidan) 교수의 2018년 연구에서는 마음챙김 성향이 높게 평가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통증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음챙김 성향이 높을수록 전두엽과 후대상피질까지 연결되는 뇌 영역이 비활성화되었다. 통증자극을 자신의 마음 및 감정과 덜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통증은 자동반사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과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데 마음챙김 명상은 이런 부정적인 정서적 평가를 감소시킨다. 명상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통증을 덜 불쾌한 것으로 인식했으며 명상 경험은 통증의 불쾌감 등급과 반비례했다(Brown& Jones, 2010). 명상을 한 사람의 뇌가 통증의 고통을 덜 예상하기 때문에 고통에 대한 대처가 쉽다는 것이다.
마음챙김과 통증과 관련하여 2010년까지 출판된 연구 중에서 통증 강도 등급의 변화를 자세하게 제공한 16건의 연구를 선별해서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연구 결과에서 통증 강도가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후속평가 결과에서도 통증 감소는 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들에서 통증 강도의 감소는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6.5~49.4%까지 감소했다(Reiner 등, 2013)